김재근 선임기자
김재근 선임기자

맥주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술로 손꼽힌다. 여러 학설이 있지만 대체로 중동지방에서 처음 탄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일궈낸 수메르인들이 기원전 4000년경부터 제조했다는 것을 정설로 여겨왔다. 근래에는 이스라엘과 이집트에서 역사가 더 오래된 맥주 제조 유적이 발굴되기도 했다.

중동의 맥주는 그리스와 로마인에 의해 유럽으로 건너갔다. 맥주는 중세시대 수도원에서 꽃을 피운다. 봉건시대 수도원은 물자가 넘쳐났는데, 잉여 농산물로 맥주를 만들어 마시고, 팔기도 했다. 수도원은 저마다 다양하고 독특한 양조 기술을 개발, 발전시켰다.

유럽은 남쪽과 북쪽의 술 문화가 다르다. 포도가 잘 자라는 남부의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에서는 와인을 많이 만들어 마신다. 요즘도 유명한 와인은 대개 이들 나라에서 생산된다. 반대로 날씨가 추워 포도나무가 잘 자라지 못하는 북부는 밀을 원료로 한 맥주가 널리 자리 잡았다. 독일과 벨기에,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등이 소문난 '맥주 강국'이다.

우리나라 맥주는 올해 90년이 됐다. 일제 강점기인 1933년 일본의 대일본맥주가 조선맥주, 기린맥주가 소화기린맥주 주식회사를 각각 세웠다. 이들 두 회사가 해방 후 민간에 불하돼, 오늘날의 하이트맥주와 OB맥주로 이어졌다.

충남 예산군이 내달 1-3일 요리연구가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함께 '맥주 페스티벌'을 연다고 한다. 예산시장 국밥거리와 삽교시장 곱창거리의 성공적인 안착을 자축하고, 지역 맥주를 널리 알린다는 취지다. 예산 사과와 제주 감귤, 영동 포도 등 지역 농산물로 만든 맥주를 선보인다고 한다.

매년 9월말-10월초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옥토버페스트는 세계적인 맥주축제다. 축제를 통해 뮌헨의 대표 맥주인 아우구스티너와 호프브로이, 뢰벤브로이, 파울라너 등을 널리 알리고, 독일이 맥주의 나라임을 과시하고 있다. 이 축제를 하는 동안 국내외에서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고 한다.

예산 맥주페스티벌이 성공하여 국밥거리, 곱창거리와 함께 예산이 먹거리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데 힘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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