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상술' 예능 방영에 '전국이 화들짝'
'k-컬처박람회' '신정호썸머페스티벌' 개선 앞장
지역 축제 음식값 '합리적 가격' 정착 계기로

김정규 천안아산취재본부장
김정규 천안아산취재본부장

휴가철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하지만 공항은 아직도 피서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광복절 징검다리 연휴가 시작된 지난 12일에는 하루에만 19만5154명이 인천공항을 이용, 올 들어 하루 최대 여객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해외로 나간 우리 국민은 498만 명으로 작년 1분기 41만 명의 10배가 넘는다. 외국인 관광객도 증가했지만 171만 명에 그쳤다. 때문에 국내 여행수지 적자폭이 계속 커지고 있다.

호재가 터졌다. 중국이 6년 반만에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한 것이다. 이에 발 맞춰 서울시는 특별 환대주간을 운영하며 중국 관광객 유치에 힘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각 지자체들과 지방공항들도 유커를 끌어오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단체여행객을 위한 항공사 운항편 증설 및 신규노선 개설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 내 주요 공항운영자들과 워킹그룹을 확대 가동해 중국 젊은 층이 선호하는 저비용 고효율 이른바 '가성비' 좋은 여행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지자체들과 함께 지역 K-컬쳐 행사와 연계한 관광전세편 유치, 공항 대중교통 및 안내·통역서비스 개선 등 관광인프라도 확충한다.

이 시점에서 유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마케팅 정책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리스크 관리다. 좋은 컨텐츠를 아무리 만들어도 관광객을 대상으로 기승을 부리는 '바가지요금'은 관광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방해한다. 얼마 전 한 유명 예능방송에서 경북 영양 축제에서의 '바가지 상술'이 전국 전파를 타며 시청자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이와 맞물려 전북 남원, 경기 수원, 강원 춘천, 경남 진해, 전남 함평 등 전국 유명 지역 축제에서의 '바가지'도 전국에 고발됐다.

이에 많은 지자체들이 앞다퉈 지역 축제의 '먹거리'정비를 본격화하며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7∼9일 충남 금산에서 열린 '제3회 금산삼계탕 축제'에서는 인삼 한 뿌리와 닭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있는 삼계탕을 1만 3000원에 팔아 인기를 모았다. 주변 식당에서 해물파전·골뱅이무침·인삼제육볶음 등 다른 메뉴는 1만 원으로 통일했다. 인삼막걸리와 주류는 3000원이었다.

앞서 지난 6월 강원 강릉단오제에서는 대표 음식인 감자전이 2장 1만2000원, 막걸리 '단오주' 1병을 6000원에 판매했다. 전북 김제시가 오는 10월 열리는 지평선축제에서 모든 음식을 1만원 이하로 제한하는 등 예정된 많은 축제들도 '합리적 가격' 동참을 약속했다. 문제가 크게 불거지기 전인 지난 6월 2~6일 열린 무주산골영화제에서는 지름 26㎝ 접시에 숙주나물을 곁들인 삼겹살이 1만원을 비롯해 30여 개의 모든 메뉴를 1만원 이하로 판매하며 전국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최근 막을 내린 '2023 천안 K-컬처 박람회'도 합리적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이 행사의 방문객은 13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먹거리 부스를 찾은 많은 이들이 만족의 뜻을 밝혔다. 푸드존 곳곳에는 부스배치도와 함께 부스별 가격표까지 적어놨다. 3000원짜리 떡볶이, 순대부터 9900원 초밥, 1만원짜리 스테이크, 1만2000원 피자 등 전 메뉴가 2만원 이하였다. 같은 기간 아산 신정호썸머페스티벌 행사의 먹거리 운영도 빛을 발했다

짜장면 3000원, 짬뽕 5000원, 탕수육 8000원 등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보호해줬다. 8500원짜리 제육, 돈까스부터 수육 등의 육류도 2만원을 넘지 않았다. 대전 0시 축제의 합리적 가격 또한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단돈 만 원에 맥주 무한리필' 메뉴 등 바가지요금을 원천 차단해 기존 축제와는 차별된 모습을 보여줬다.

외국 관광객들은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한다. 자신의 경험담을 SNS를 통해 또는 직접 입에서 입으로 현지 이야기를 옮긴다. 그리고 음식은 그 나라의 그 지역의 문화를 대변한다. 해외 여행객, 국내 여행객 누구나 할 것 없이 우리 문화의 전파자들이다. 김정규 천안아산취재본부장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