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예술단 얼쑤 김선 단장
오는 23일 충남교육문화원서 '얼쑤 직업재활시설' 후원 공연

발달장애인예술단 얼쑤의 김선 단장(가운데)가 단원들의 연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박하늘 기자

[천안]지난 달. 천안의 발달장애인예술단 '얼쑤'에 겹경사가 터졌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가 개최한 제11회 대한민국장애인예술경연대회에서 김민국, 구종규 단원이 각각 무용부문과 국악부문에서 동상과 장려상을 차지한 것. 창단 10년을 맞은 얼쑤에서 개인 수상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얼쑤는 천안 지역의 첫 발달장애인예술단이다. 대한민국장애인예술경연대회에서 2016년 국악부문 은상, 2020년 연극부문 대상에 오른, 저력이 있는 예술단이다. 얼쑤의 성공 뒤에는 김선 단장(48)이 있었다. 그는 2014년 얼쑤 창단부터 이끌어 온 장본인이다.

지난 2009년 김 단장이 발달장애 아동 3명의 전통놀이 수업을 맡게된 것이 얼쑤 창단의 계기가 됐다. 김 단장은 "연습 때마다 학생들의 표정이 밝고 정말 열심히 했다"며 "연습에도 열정적이다. 그 과정을 보면 울컥할 때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사물놀이, 판소리, 난타 등을 배우며 아동이 변화하는 모습을 본 학부모들은 수업을 지속하고 싶었다. 하지만 문제는 재정이었다. 김 단장은 충남장애인부모회 천안지회의 지원을 받아 장애인 전통놀이 동아리 수업을 개설했다. 수강생을 확대하며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였다. 12분짜리 사물놀이 공연을 완성하는데 7년이 걸릴 정도로 더뎠지만 김 단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수업이 지속되면서 예술에 재능을 보이는 학생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김 단장은 전문예술단을 창단할 것을 학부모들에게 제안했다. 얼쑤는 2014년 비영리단체로 등록하며 전문예술단으로 발돋움 했다.

이후 학교로 찾아가는 인권공연, 노인을 위한 찾아가는 공연, 직장내 장애인식 개선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으며 특히, 창단 첫 해부터 매년 열고 있는 특별공연 '별의별 콘서트'는 지역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얼쑤는 일부 발달장애 예술가를 직접 고용해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도우며 직업재활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현재 단원은 객원까지 25명으로 늘었다.

김 단장 뿐 아니라 그가 몸 담고 있는 마당극 전문예술단 '놀이패 신바람'도 얼쑤의 성장에 힘을 보탰다. 연습실이 없어 오갈 데 없는 얼쑤 단원에게 수시로 연습실까지 내어주며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지금은 성장순, 장규식, 정한구, 연우흠, 황선화, 김건모 등 내로라하는 지역 예술인들이 얼쑤 단원들을 가르치고 있다.

얼쑤는 올해 새로운 변곡점을 맞고 있다. 주변의 민원으로 거처를 옮겨가며 연습해야만 했던 얼쑤가 새 보금자리 '얼쑤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을 짓고 있다. 재활시설에는 문화예술 연습장과 상설공연장까지 갖추고 있다. 올해의 별의별 콘서트는 건축기금 후원을 위한 공연으로 꾸려진다. 콘서트는 오는 23일 오후 7시 천안 충청남도학생교육문화원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김선 단장은 "얼쑤는 독특한 표현이 장점이다"라며 "직업 예술가로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지역에서 오래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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