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스티븐 터커 부부, 축의금 525만원 세종에 기부
세종 거주 한부모 가정 자녀 공부방 만드는데 사용 예정

박소연-스티븐 터커 부부. 사진=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세종지역본부

결혼식 축의금 전액을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써 달라며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한 신혼부부가 화제다.

주인공은 미국에 거주하는 박소연·스티븐 터커 부부. 이들은 지난 3일 신부 박소연씨의 고향인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하고, 충북 청주에 있는 한 고택에서 또 한 번 결혼식을 가졌다. 모두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이들 부부는 앞서 신랑의 고향인 미국에서 먼저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부부는 한국에서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사전에 하객들에게 '축의금 대신 기부로 축하 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과 한국에서 치른 결혼식도 모두 '스몰웨딩'으로 했다.

이런 부부의 따뜻한 마음에 많은 하객이 기꺼이 동참했고, 이렇게 525만원이 모였다.

부부는 이 기부금 전액을 최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세종본부에 전달했다.

사실 부부가 축의금을 아동복지단체에 기부키로 결정한 것은 박소연씨의 부친 영향이 컸다.

부친 박우용씨는 현재 대전에서 조그마한 사업체를 운영하는 기업인으로, 딸에게 "아동복지단체에 축의금을 기부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이들 부부가 흔쾌히 공감하고 동의해 이뤄졌다고 한다.

박우용씨는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기쁜 날, 어려운 이웃과도 기쁨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축의금을 기부하기로 결심하게 됐다"며 "축복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동참해주신 하객과 지인, 가족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들 부부가 딱히 연고가 없는 이 어린이재단 세종본부에 기부하게 된 것도 김명희 세종사회서비스원장의 역할이 있었다. 박우용씨와 평소 알고 지내던 김 원장이 가교역할을 해 부친과 이들 부부가 세종에 기부하게 된 것.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세종본부는 전달받은 기부금을 세종에 거주하는 한 가정의 어린이 공부방을 만들어주는데 쓰기로 했다.

이 가정은 한부모 가정으로 집이 노후화된데다 자녀의 방이 별도로 없어 이 아동의 공부방을 만들어주는데 쓰기로 하고, 이달 말 본격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박미애 재단 세종본부장은 "두 사람이 가족이 되는 의미있는 날에 한 아이에게는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줄 수 있도록 기부로 함께 해줘 감사하다"며 "부부와 이 가족들의 아름다운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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