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희 산림청 목재산업과장
조영희 산림청 목재산업과장

우리는 생활 속에서 얼마나 많은 나무를 사용하고 있을까. 책상, 의자, 악기 그리고 책까지. 많은 물건이 나무를 원료로 만들어진다. 나무는 인류가 지속 가능한 삶을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자원'이다.

지속 가능한 삶을 꿈꾸는 인류는 탈탄소 사회라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와 과학계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법과 정책을 만들고, 실험과 연구를 거듭하며 획기적인 방법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 이럴 땐 오히려 아주 쉬운 방법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먹고, 산소를 내보낸다. 탈탄소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많이 심고, 건강하게 키워 철강·시멘트·플라스틱·화석연료 등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소재를 나무로 대체하면 된다. 국제사회는 이미 나무의 이런 탄소 중립성을 인지하고 자국에서 자라고 수확된 목재에 대해 탄소 저장 실적을 인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70-80년대 황폐한 산림을 회복시키기 위해 짧은 기간 동안 대규모 조림사업을 실시했다. 울창한 숲을 가꾸기 위해 나무를 베지 않고 키운 결과 현재 31-50년생 나무가 전체 나무의 76%를 차지할 만큼 숲이 늙어 있다. 사람과 비교하면 나이 불균형이 심한 '저출산 고령화'인 셈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산림의 탄소 흡수량이 현재 4050만 tCO2에서 2050년에는 1390만 tCO2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산 목재 이용을 강조하고 싶다. 목재를 수확해 건축·가구 등에 이용하면 사용기간 동안 탄소가 고정된다. 아울러 목재를 수확한 자리에 다시 나무를 심어 가꾸면 산림의 나이 분포가 균형을 유지하게 되고, 결국 산림의 탄소 흡수능력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다.

이제는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적극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국산 목재를 수확해 건축·가구 등에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다시 산에 나무를 심어 가꾸는 '지속 가능한 산림 순환경영체계'를 구축할 때다. 나무도 나이를 먹는다. 산도 늙는다. 푸르고 울창하고 젊은 숲은 우리의 관심과 참여로 만들어진다.

조영희 산림청 목재산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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