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
디지털 소외계층 위한 디지털전환지원센터 설치
트렌드에변화를 줘 유성온천 옛 명성 되찾을 것
대덕특구의 특징 살려 실증 통한 실생활 기술 적용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은 '도행지이성(道行之而成'을 통해 "대전환시대 변화하는 대내·외 환경에 발맞춰 새로운 행정환경을 선도적으로 개척해 가겠다"는 실천 의지를 밝히고 있다. 사진=유성구 제공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은 '도행지이성(道行之而成'을 통해 "대전환시대 변화하는 대내·외 환경에 발맞춰 새로운 행정환경을 선도적으로 개척해 가겠다"는 실천 의지를 밝히고 있다. 사진=유성구 제공

작품이라고 할 것까지 없이 딱 어린이들 시선에 맞게 그려진 그림 몇 점이 눈에 들어왔다. 왠지 어른들의 공간인 사무실 복도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 그림이 더 도드라져 딱딱함은 무뎌졌다. 복도 벽 한켠에 옹기종기 모아진 그림들은 '유성온천'이란 주제 단어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를 만나러 가는 길목에 첫 만남의 긴장감은 이내 수그러들었다.

정용래 유성구청장. 대전시 5개 구청장 중 유일한 재선 구청장이다. 그러나 지난 4년은 코로나 덫에 빠진 시간이었다. 다들 힘겹게 버텨온 시간이지만 돌이켜보면 구청장으로 주민들을 많이 못 만난 게 가장 아쉽다.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여건이다 보니 더 간절했다. 그래도 지난 4년간 응축한 행정은 '다함께 더 좋은 유성'의 밑거름으로 남았다.

그는 "지역민들과 약속한 공약을 4년 임기 동안 이룬다는 게 어렵다. 계획을 세워 정부에 공모를 하고, 선정되는 과정이 그만큼 오래 걸린다"며 "보통 시설사업 등은 구체적인 계획을 잡아도 행정절차를 이행하다 보면 설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저는 재선 구청장으로 이제, 실질적이고 가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사업을 할 수 있다. 그런 사업들이 여럿 있다"고 했다.

그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구정 운영 방향을 한자로 표현했다. '도행지이성(道行之而成·새로운 길은 우리가 걸어감으로써 비로소 이뤄진다)'이다. 대전환시대 변화하는 대내·외 환경에 발맞춰 새로운 행정환경을 선도적으로 개척해 가겠다는 실천 의지 표현이다. 그는 '도행지이성'처럼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 사회 전환이 대표적이다. 디지털소외계층 등에게 딴 세상처럼 느껴지는 디지털 시대를 맛보게 하는데 행정이 이를 뒷받침하겠다는 거다. 그게 디지털전환지원센터다. 스마트 경로당도 같은 맥락이다. 화상, 온라인 등을 이용해 회의도 하고, 강의도 받는 시스템을 갖췄다. 65개 경로당에 65인치 TV에 모두 송출, 어르신들끼리 윷놀이이나 노래자랑 등을 비대면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경로당 내 구축된 AI 아바타가 어르신들과 대화를 통해 치매를 예방하고, 한 번의 스캔으로 신체 건강도 점검할 수 있다.

정 구청장은 "지금 우리는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로 많은 일을 하고 있다. 근데 활용 능력이 없으면 삶의 질도 엄청나게 떨어진다. 예를 들면 재산은 많은데 키오스크도 활용 못 하고, 온라인 판매물품 못 사고, 여행숙박도 못 잡고 하면 가난한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을 강화하고, 연령대나 위치에 맞춰 개인역량을 키워야 한다. 디지털취약계층, 소상공인, 청년, 경력단절여성 등 수요자 특성에 맞는 지역·계층별 특성을 고려한 디지털전환지원센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맞는 돌봄 문제 해결도 정 구청장이 하고 싶은 일 중 우선순위다. 아이들 돌봄부터 어르신들 돌봄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그런 돌봄이 잘 돼야만 지속 가능한 사회 유지가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사회가 지속 가능하려면 태어난 아이들을 잘 키우고, 고령화되니 어르신들의 건강·의료 돌봄이 필수다.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시범사업 지구로 선정됐다. 전국 12곳 중 한 곳으로 뽑혔다"며 "마을 돌봄 사업도 하고, 학교돌봄도 유성구가 대전에서 유일하게 먼저 시작을 했다. 근데 이게 보육의 종사자들이나 부모들이 아이들 육아 보육에 부담이 돼서 사회 활동 못 하게 되면 결국 지속 가능한 사회에 나가는 데 상당히 문제가 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우리가 적극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성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온천이다. 한때 전국적인 명성이 있었지만 시대 변화에 뒤쳐지는 모습이다. 정 구청장은 유성온천이 옛 명성을 찾기 위한 트렌드 변화에 주목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인 '유성온천지구관광거점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60억 원 규모다. 유성온천콘텐츠 개발, 지속가능관광생태계구축, 글로벌 관광거점조성이라는 전략을 통해 침체에 빠진 유성온천지구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

그는 "트렌드가 바뀌는 것이다. 예전에 신혼여행을 온천으로 많이갔다. 가정에 이렇게 뜨거운 물이 안 나오던 시절에나 그렇게 했던 것이다. 지금은 여행의 트렌드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것이 아니다"며 "온천 자체를 살리자고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하면 안 된다.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거기에 다른 콘텐츠들을 넣어줘야 된다. 그게 우리가 하려고 하는 유성온천지구관광거점조성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유성구는 대덕연구단지라는 큰 자산이 있다. 하지만 대덕특구에서 개발한 제품을 검증할 수 있는 곳이 마땅지 않다. 전국 최초로 테스트패드 지원 조례를 만든 이유다. 테스트베드는 새 기술·제품 등의 성능과 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환경이나 시스템이다.

정 구청장은 "예를 들어 제가 제품을 개발해 실증을 좀 해봐야 하는데 어디 가서 뭘 하자고 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애로사항을 행정기관이 나서 실증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다"며 "대표적으로 AI기반 쓰레기 무단투기 감시시스템이다. 기존 누군가 지나가면 쓰레기 투기를 하지 말라는 음성이 나왔는데, 이것은 화면으로 직접 보고 쓰레기를 버리는 딱 그 순간에만 버리지 말라고 하는 기술이다. 이렇듯 완전하게 테스트가 끝나면 우리가 먼저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게 우리만의 장점"이라고 했다.

정 구청장은 전환기의 미래를 내다보는 행정에 포커스를 맞췄다. '도행지이성'에 빗대 구민들에게 더 좋은 미래로 비상하는 유성에 진심인 정 구청장이다. 대담=디지털뉴스2팀장 박계교·정리=이다온 기자
 



정용래 구청장은

광주송원고등학교와 중앙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충남대학교에서 행정학 석사를 받았다. 채영석 국회의원 비서관과 김경철·구논회·조승래 보좌관, 대덕연구개발특구 복지센터 기획실장, 유성구청 비서실장, 19대 대통령선거 문재인후보 중앙선대위 국가정책자문단 중앙위원, 더불어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13-14대 유성구청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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