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분 대전을지대학교병원 간호사
김옥분 대전을지대학교병원 간호사

3월, 저마다 가슴속에 새로운 여정을 위한 부푼 설렘, 떨림, 희망을 안고 시작한다. 이 시기를 인생 여정의 봄, '청춘'이라 하며, 우리는 예비하는 자, 살아내고 있는 자 혹은 지나온 자 중 그 어딘가에 속하고 있다.

필자는 오래 전 봄을 지나온 자이다. 순간순간들이 전투 같은 삶이었는데, 돌아보니 고작 하나의 높고 낮은 파동이 있는 선으로 그려진 것이 전부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더니 그 말이 꼭 맞았다. 지나온 인생 여정이 어둡고 좁고 울퉁불퉁한 진흙투성이기만 했다면 너무 지난해 삶을 포기하고 싶었을 것 같고, 반대로 넓기만 한 직선의 콘크리트 길이 전부였다면 따분하고 단순해 재미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었을 듯 싶다. 그리고 필자는 지금에서야 '이 모두를 지나온 덕분에 삶이 좀 더 풍부해졌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화려하지만, 곤궁의 보릿고개와 목숨을 건 출애굽기를 쓰고 있는 청춘들아!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는 오로지 너의 선택과 결정으로 만들어진단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중 따뜻한 봄만 선택해서 살 수도 있지만 사계절을 모두 누리며 살아보고 싶지 않겠는가.

일상의 꽃길이 왜 아름다운지, 맑은 공기는 왜 소중한지는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는 이치이지만 우리는 애써 이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 경험을 통해 크고 높고 넓음 그리고 소중함의 가치를 알게 되리라 믿는다.

찬란하고 쓸쓸한, 모질게도 아픈 청춘들아!

알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은 점점 많아지는 반면 열정은 말라버리고 육체적 건강 또한 물리적 불가능 상태가 되어 '마음만 이팔청춘', 쓰리고 아프기만 하다. 그러므로 인생을 대충 살거나 함부로 사는 것은 내 인생에 대한 모독과도 같다. 단 한 번 주어진 생에 모든 것을 걸고 도전을 하든 모험을 하든 온 몸으로 살아내는 것, 이것이 청춘 예찬의 이유다.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것과 별개로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정답은 없다. 다만 잘 산다는 것은 나만의 인생 정답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필자는 말하고 싶다.

자신의 신념 하나로 목숨까지도 불꽃으로 살 수 있는 청춘들아!

삶이란 거칠 것은 다 거쳐야 하는 고단한 여정이지만, 풀무와 담금질이 우리를 강하게 단련시키고 성장시키는 것 또한 사실이다. 누구나 아름답고 풍요로우며 빛나지 않는 때가 없는 삶이지만 공짜 없는 인생, 그만한 비용과 대가를 지불하는 것 또한 법칙이다.

불러도 불러도 예쁘고 소중한 청춘들아!

인생은 한 번뿐이다. 예습 없이 태어나 복습 없이 죽는 건 모두가 공평하지만 삶은 고단한 것, 자신을 아끼고 소중히 사랑하자.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해 살아 낼 수는 없는 일, 결국 모든 것이 부족하고 서툰 나일지라도 나는 나일 뿐이니까. 불가능한 꿈을 꿀 수 있는 용기 있는 아름다운 청춘, 당신에게 이 글을 바친다.

김옥분 대전을지대학교병원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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