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영 세종시 환경녹지국장
노동영 세종시 환경녹지국장

역사적으로 한 나라의 생성과 성장에는 큰 강물이 있었다. 도도히 흐르는 강물을 보고 있노라면, 인류의 삶을 관통하여 흐르는 역사가 이와 같지 않을까 싶다.

이처럼 세계 문명의 발상지가 메소포타미아의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이집트의 나일강, 그리고 인더스강과 황하강 같이 모두 물이 풍부한 강가에 위치해 있었다. 현대 들어와서도 영국의 템즈강, 프랑스의 세느강, 독일의 라인강처럼 세계 유명도시 또한 물과 함께 눈부신 발전을 해왔다.

우리나라 서울도 한강을 중심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냈지만, 과도한 수도권 과밀화에 의한 부작용을 해소하고 지역 간 균형발전 및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도 이전을 결정하였다.

세종시는 어떠한가? 세종에도 천혜의 자원인 도심을 관통해 수천 년을 도도히 흐르는 금강이 있다. 세종시 입지 결정 당시 제1순위 역시 접근성이 풍부한 물이 있는 지역이었다. 이에 따라 금강을 끼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새로운 행정수도, 세종시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다만, 금강 상류에는 우리나라 중부권의 물 부족을 해소하고 생활용수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대청댐(1981년)과 용담댐(2001년)이 건설되어 평상시 흐르는 강물의 양은 강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이고, 모래와 흙이 쌓이면서 육지처럼 변하고 있어 강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이다.

이에 따라 세종시의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에서는 행복시건설기본계획 및 개발계획에 도시용수를 확보하고 도시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하여 금강보(지금의 세종보)를 설치하는 계획을 2006년에 수립하였는데, 공교롭게도 2009년부터 시작된 4대강 사업에 포함되어 추진되었다.

만약 세종보가 4대강 사업이 아니고 행정중심복합도시계획에 따라 설치되었다면, 지금처럼 논란의 중심에 있지도 않았을 테고, 보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 풍부한 물과 깨끗한 수환경을 조성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러한 정황을 고려했을 때 세종보만큼은 4대강 사업으로 겪었던 사회적 갈등과 이념을 걷어내고 바라봐야 한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길을 찾아 시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한다면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를 창조하는 물결이 되리라 확신한다.

우리시는 금강의 세종시 구간을 비단강이라는 별칭으로 명명해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를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며, 문화, 예술, 과학을 두루 발전시키고 협의와 소통을 중시한 세종대왕의 가치관을 계승하는 신문화 창조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환경부의 지역맞춤형 통합하천 공모사업에 '금강 세종시 구간'이 사업대상지로 선정됐다. 이 사업으로 비단강 일원에 음악분수, 수상 공연장 및 문화광장 등 이응다리(금강 보행교) 인프라를 활용한 관광자원을 육성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시는 금강 생태 정원을 조성해 비단강을 여가 및 힐링이 있는 수변 문화 공간으로 시민들의 볼거리·놀거리·즐길거리를 제공하는 도시공간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세종시는 아직 완성된 도시가 아닌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도시다. 세종시가 비단강의 아름다운 모습을 지키면서 친수공간을 조성한다면, 도시와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도시로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매년 3월 22일은 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보전하기 위해 UN에서 정한 '세계 물의 날'로서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는 세계적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올해가 비단강 푸른 물이 풍성한 세종시의 원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노동영 세종시 환경녹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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