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휴 소아정신과의원 원장
김준호 휴 소아정신과의원 원장

어김없이 올해도 3월이면 초·중·고교 학생들 사이 혹은 새 직장이나 새로운 부서로 이동하는 경우에 유난히 우울, 불안, 불면, 과수면, 소화불량, 두통, 몸살, 피로감증가, 집중력저하 등을 앓는 사람들이 증가하곤 한다. 이른바 '새학기증후군', '적응장애'이다. 이것은 새로운 생활과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긴 스트레스가 신체에 영향을 미치면서 나타나는 건강상의 이상을 말한다. 새학기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ADHD, 우울장애, 불안장애, 불면증, 사회불안장애, 공황장애 등을 한 개 혹은 여러 개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사람들은 학교를 가지 못하거나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들과 자살문제다. 환자와 가족에 대해 세밀한 상담 후 그런 이면의 문제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진단을 하고 개개인에 맞는 치료를 해야 치료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환자나 보호자들이 정신과치료, 특히 약물치료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한다. 약물치료를 권하면 어떤 사람들은 자신을 공격하거나 비난하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필자는 대부분의 정신과 질병에 대한 치료를 6·25 전쟁에 비유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질병은 북한, 환자는 대한민국, 정신과적 치료는 UN군·미군과 같다. 6.25전쟁이 끝난 직후 UN군과 미군이 모두 이 땅을 떠났다면 지금은 어땠을까. 현재 우리나라의 안정적인 경제성장 및 국방력은 없었을 것이다. 정신과적 증상이 완전히 호전된 후에도 6-8개월 동안 치료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적응장애의 치료법은 약물치료와 놀이치료나 미술치료 등을 포함한 심리상담치료, 반복적 경두개자기자극술(rTMS), 미세전류 뇌자극술(tDCS) 등이 있다. 이러한 치료들은 환자 스스로의 힘을 보강하고, 에너지를 충전할 기회를 제공해주며 현재 상황에 대해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이러한 치료법을 적절히 사용해서 병을 완치하고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평소에 취미활동과 운동, 7-8시간의 적절한 수면, 균형 있는 식습관과 가족을 포함한 주위 사람들과의 적절한 교류가 병의 예방과 치료에 중요하다. 필자는 주변사람들로부터 이런 환자들을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환자 자신도 의지로 노력을 하지만 잘 안 되고, 힘들어서 그런 것이란 것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환자를 마치 입원한 환자들처럼 일상의 의무로부터 벗어나게 해주고 짐을 덜어주라고 권한다. 예를 들면 학원 수를 줄이거나 때로는 모든 의무로부터 벗어나 쉬게 해줄 수도 있다. 학습·성적·업무에 대한 부담을 잠시 덜어줘야 한다. 그래야 환자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얻을 수 있다. 환자 가족의 정신건강에 대해서도 꼭 점검해 치료가 필요하다면 같이 치료해야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긍정적 에너지를 줄 수 있다. 치료를 통해 환자들은 직장 학교생활로 복귀를 하여 잘 지내고 있다. 아직 복귀하지 못한 일부 환자들도 앞길을 정하고 그것을 향해 한걸음씩 발걸음을 떼고 있다. 글 읽고 해당된다면 우리도 치료해 회복하자.

김준호 대전휴소아청소년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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