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규 산람지원과 사무관
최형규 산람지원과 사무관

오는 4월 5일은 제78회 식목일이다. 식목일의 유래에 관해서는 여러 설이 있으나 조선시대 성종이 백성들과 함께 동대문 밖 선농단에서 직접 제를 지내고 밭을 간 날(성종 24년 4월 5일)을 유래로 이날이 계절적으로도 나무 심기에 좋아 식목일로 정하게 됐다는 게 정설이다.

그럼 최초의 식목일은 언제였을까? 아쉽게도 제1회 식목일에 관한 기록은 찾을 수 없으나 올해가 78회인 것에서 역산해 보면 1946년임을 짐작할 수 있고, 당시 언론보도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1947년 4월 5일 자 경향신문에 따르면 "농무부에서는 4월 5일 오후 2시부터 시내 사직동 매동국민학교 교정에서 기념행사를 거행한 다음 사직공원 뒷산에서 여러 가지 묘목을 정성껏 심었다"고 보도하면서 이날을 제2회 식목일로 표기하고 있다. 이로써 제1회 식목일은 1946년이었음이 증명된 셈이다.

그렇다면 4월 5일을 식목일로 제정한 것은 언제였을까? 그 근거는 1948년 3월 31일 자 군정청 관보(법률 제10호)에서 찾을 수 있다. "4월 5일을 식목일로 제정하고, 공휴일로 함"이라고 남조선과도정부의 조선과도입법의원 신익희 의장 명의로 기재돼 있고, 미국 육군 소장 W.F.딘 조선군정장관이 확인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이로써 4월 5일이 식목일로서 최초로 법적 지위를 얻게 됐고, 이후 황폐화된 국토를 녹화하는 데 전 국민적 참여를 이끌어낸 견인차가 됐다.

산림청은 1973년부터 국토녹화 10개년 계획을 세워 강력하게 추진했고, 지금껏 심은 나무의 수는 약 115억 그루에 달한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세계가 주목하는 녹화 성공국으로 우뚝 섰으며, 축적된 산림녹화 기술을 개도국에 전수하는 산림 선진국이 됐다. 지난 50년간 우리 산의 나무는 약 16배 이상 증가했고 국토 대비 산림면적도 OECD 국가 중 4위인 63%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국토녹화가 본격 시작된 지 딱 50년이 되는 해이다. 미래세대를 위한 새로운 비전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전 세계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산림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산림청은 산림 100년 비전을 선포하고 2050 탄소중립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우리도 식목일의 의미를 되새기며 탄소중립을 위한 한 그루 나무 심기에 동참해 보면 어떨까.

최형규 산림청 산림자원과 사무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