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권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이사장
전범권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이사장

입춘도 지나고 한낮의 햇볕과 바람은 벌써 봄을 알리는 듯하다. 본격적으로 날이 풀리기 시작하고 눈이 녹은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산에는 겨울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겨울철 얼어있던 땅이 봄기운에 녹는 2월 말부터 4월 초까지 기간을 해빙기라고 한다.

행정안전부 재난연감에 따르면 2021년에 발생한 등산 사고는 6496건이며, 그중 2-4월까지 발생한 사고가 1254건에 달한다. 안전한 해빙기 산행을 즐기려면 철저한 준비와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산 기온은 도심과 사뭇 달라 속옷, 보온 옷, 겉옷을 3중으로 겹쳐 입어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속옷은 땀을 빠르게 흡수해 내보내며, 습기를 머금지 않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보온 옷은 두툼해 몸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하며 겉옷은 방수·방풍 기능을 지닌 원단을 사용한 것이 좋다. 산에서는 얇은 옷 여러 벌로 온도에 따라 신속히 겹쳐 입었다 벗었다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낙엽 아래 빙판이 있을 수 있으므로 아이젠 사용을 추천한다. 아이젠 없이 걷는 중 무심결에 낙엽을 디뎠다가 실족하면 크게 다칠 수 있다.

이렇게 철저한 준비를 해도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사고 시 대처요령과 지식을 갖추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 이른 봄 산은 얼어있던 얼음과 눈이 녹으면서 바위틈이 벌어져 균열이 생기고 낙석 발생 위험이 크다. 산행 중 절벽, 급경사와 같은 위험 구간이 있을 때는 신속히 통과하고 지정 탐방로만을 이용해야 한다. 구조 요청을 해야 할 때는 등산로에 설치된 다목적 위치표지판을 활용해 침착하게 신고하면 된다.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는 국민의 안전한 산행을 위해 전국 14개소 국가 숲길과 지역 숲길에 대해 매달 안전 점검의 날을 정해서 노면 상태와 시설물을 점검한다. 더불어 신속한 구조를 위한 산악구조대원 역량 강화교육도 하고 있다. 또, 국가 숲길 이용난이도 등급을 누리집에 게재해 등산자의 체력과 시간에 맞는 산행코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는 '숲길 안전 캠페인'을 추진해 안전사고 예방과 신속 대응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모쪼록 해빙기에도 충분한 사전 준비로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길 바란다.

전범권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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