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풍요와 소망의 '검은 토끼해' 계묘년을 맞이해 큰 도약을 꿈꾸는 2023년이지만, 하향 곡선을 그리던 경제지표를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기후변화와 감염병 확산으로 파생된 경제위기,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도도한 물결이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 급변하는 사회·경제·환경 패러다임에 적응해야 한다. 이런 대전환의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토끼의 큰 귀와 똘망똘망한 눈으로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시대의 소리를 듣고 읽을 수 있어야겠다.

국내외 권위 있는 연구기관에서는 매년 초 분야별 전망을 발표하며 알찬 새해를 기획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산림 분야도 2018년부터 국립산림과학원 주관으로 매년 1월 '산림·임업 전망 발표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오는 18일 '국토녹화 50주년, 산림 100년 비전의 모색'이라는 대주제 아래 서울 코엑스에서 대회를 개최한다. 1973년 국가 수준의 녹화계획을 추진한 지 50년을 맞이하며 이제 녹화를 넘어 산림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숲은 자원이면서 동시에 환경이고, 사유재이지만 사회·문화적으로 공공성도 지닌 공간이다. 즉, 복합적인 자원이자 공간인 산림은 어떻게 활용되느냐에 따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다. 목재의 부족 위기에서 시작된 산림경영의 패러다임은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넘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각 국가의 목표에 녹아들고 있다. 산림경영의 패러다임이 발전돼 가면서 숲은 점차 다양한 가치를 포섭하고 인류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숲을 통해서 경제가 튼튼해지고, 환경이 건전해지고, 삶이 풍요로워지는 숲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현재의 산림은 위성정보와 레이더 영상 등 과학적 기술을 활용한 정밀 산림관리를 통해 숲이 배경으로 머무는 자연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자원으로서 가치를 발휘하도록 경영된다. 숲에서 생산되는 목재, 산약초 등 생명 자원과 휴양·치유 등 서비스산업의 발전은 산림산업도 고부가가치 산업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이제는 이 푸르고 울창하고 아름다운 산림이 산주와 임업인들께는 돈이 되는 보물산이 되고, 국민께는 건강과 힐링의 녹색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독자들도 함께 참여해 건강과 힐링을 찾아보길 권해본다.

 

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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