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기숙형 학교폭력 피해치유기관 해맑음센터 교사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이 중요…비폭력 감수성 교육 필요"

윤석진 해맑음센터 선생님. 사진=윤석진씨 제공


'윤블리', 그리고 '석뚜쌤'. 사랑스런 '러(윤)블리'에다 '석+뚜루뚜루'가 합쳐져 붙여진 별칭이다.

듣기만 해도 친근한 이 애칭의 주인공은 해맑음센터에서 9년째 근무 중인 윤석진(40)씨다.

대전 유성구 대동에 위치한 해맑음센터는 국내 유일의 기숙형 학교폭력피해 치유전담기관이다. 상처 입은 학생들이 단단하고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희망의 텃밭'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수백명의 학생들이 이곳에서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고 원래 다니던 학교로 다시 돌아갔다.

윤석진 교사는 해맑음센터에서 가장 오랫동안 학생들을 돌봐온 교직원 중 한명이다. 2014년 4월부터 누구보다 학생들 가까이서 그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며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그는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학생들은 대부분 자존감이 매우 낮아지고, 타인에 대한 불안과 불신으로 힘들어 한다"며 "학생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울 수 있도록 예술 치유, 심리 상담, 체험 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자존감 향상을 위해) 학생들이 가진 저마다의 강점과 재능을 살릴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다"며 "입이 마르도록 무한 칭찬을 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해맑음센터는 학생 치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푸르미 그린스쿨'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한전원자력연료 등 지역 공공기관과 함께 해맑음센터에 친환경 시설을 설치하고 생육환경을 개선하는 게 골자다.

윤 교사는 "학생들이 자연을 주제로 세상과 조금씩 소통해 나가길 바란다"며 "학생들이 직접 키운 농작물을 이웃에게 나누고, 환경지킴이 활동을 통해 자존감을 향상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기억나는 학생'에 대한 질문에 "고등학교 3학년 때 입교한 학생이 있었는데, 어느 날 그 학생이 쓴 일기 형식의 랩 가사를 보게 됐다"며 "제 전공이 음악이었기에, 그 학생과 함께 음악을 만들면서 마음을 열게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친구가 사진 실력이 뛰어나다는 걸 뒤늦게 알고, 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도왔다"면서 "이후 최우수상에 입상하면서 대학에 진학했고, 현재는 센터 행사 때마다 재능기부를 해주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학교폭력 피해를 입은 학생들이 다시 일상에 돌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며 "'학폭 미투'가 터질 때마다 주목을 받는 게 아닌, 꾸준한 관심과 지원으로 피해 학생을 위한 정책·제도 등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 유성구 대동에 위치한 해맑음센터 전경.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