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에이블 홍성태 대표
폐업 후 재창업으로 재기 성공, 호흡재활 솔루션 TIPS 선정


[천안]회복탄성력은 어려운 순간에 맞닥뜨렸을 때 이에 적응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다. 단순히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을 넘어 이를 기회 삼아 성장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매순간 생존의 위기가 찾아오는 창업자에게 가장 필수적인 능력이다. 이 단어는 애드에이블 홍성태 대표에게 잘 어울리는 말이다. 4년 전 삶까지 흔든 위기를 겪은 그는 기술력 하나로 올해 투자유치와 중기부의 TIPS 선정에 잇따라 성공하며 후배 창업자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홍성태 대표는 나사렛대 재활공학과 4학년이던 2005년 첫 창업을 했다. 학부시절 지체장애인을 위한 자세보조용구를 만든 것이 계기가 됐다. 스스로 앉기 힘든 장애아동들에게 바른 자세를 돕는 기구였다. 그의 제품은 좋은 반응을 얻었고 그 확신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아버지에게 빌린 300만 원으로 아산시 음봉에 있는 한 건물 지하실을 얻어 사업을 시작했다. 차가 없어 고속버스, 기차에 제품을 서울로 실어 나르며 회사를 키워갔다. 직원은 25명까지 늘었고 성장을 거듭하던 그의 회사는 2010년 국내 굴지의 자동차 대기업에 M&A 됐다. M&A된 그의 회사는 교통약자를 위한 차량용 시트와 장애인 이동기기를 개발했다.

M&A 된 회사에서 1년 간 본부장으로 근무했던 홍 대표는 이내 자리를 내려놓고 2012년 또 다시 창업에 뛰어들었다. 기존 자세보조용구의 디자인을 개선하고 수작업이었던 생산방식을 자동화했다. 장애인 보조기기 임대 사업도 병행했다. 그의 회사는 첫 창업보다 더 큰 성장을 이뤄갔고 2016년 25억 원 매출을 올릴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하지만 위기는 한순간에 찾아왔다. 수출 길을 모색하던 홍 대표는 해외출장으로 자주 회사를 비웠고 그 사이 믿었던 동료가 거래처와 기술, 직원까지 빼가는 일이 일어났다. 2017년 매출은 13억 원으로 급감했고 은행, 보증기관의 상환압박이 시작됐다. 결국 그는 13억 원의 채무를 지고 아끼던 회사를 폐업할 수밖에 없었다.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두 아들이었다. 그는 "실패한 아빠의 모습이 아닌 다시 일어선 아빠의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호흡 재활분야에 기회가 있다고 여기고 후배와 함께 다시 창업에 도전했다. 4년 간의 노력 끝에 그는 호흡재활 솔루션 '스마트 브리드에어'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호흡재활 훈련을 디지털화 해 정확하고 체계적인 훈련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 기기다. 애드에이블은 올해 7월 투자유치에 성공한데 이어 지난 9월 JB벤처스의 추천을 받아 중기부의 팁스(TIPS) 프로그램까지 선정되며 재기의 신호탄을 쏘았다. 식약처의 2등급 의료기기 인증까지 취득했다.

홍성태 대표는 "아파본 사람은 트라우마가 있다. 우리 제품을 통해서 조금 더 건강하고 조금 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었으면 한다"며 "개인적으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한 경험을 살려 실패한 창업자가 재기할 수 있도록 돕는 투자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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