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길 -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10일 대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균형위 제공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10일 대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균형위 제공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지역 격차가 2010년대에 들어서 4차 산업혁명 초기 단계현상처럼 크게 벌어졌다고 했다. 이에 대한 격차는 2015년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GDRP (지역 총생산)에서 수도권이 비수도권을 넘어섰고, 이를 계기로 2018년에는 수도권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능가했다. 해결 방안으로 도입된 '국토균형발전정책'은 역대 정부 다 기울일 정도로 중요한 현안이었으나, 우 위원장은 균형발전이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모든 것은 경제적인 문제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고 자부한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함께 최근 11월 1일 자로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으로써 '균형발전'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지 주목된다. 법안 통과에 대한 전망과 통합법안으로 구성될 위원회의 조직 운영을 놓고 우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행정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정부위원회의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자치분권위원회를 통합해 출범하는 지방시대위원회도 이번 정부의 조직 구성·운영 취지에 부합하도록 효율적이고 슬림하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사무기구를 재설계하고 전문위원회·특별위원회 등 민간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우 위원장은 10일 대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충청권 현안인 '메가시티'는 지역균형발전과 세계적 수준의 도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충청권의 경우 수도권, 대경권(대구·경북), 부·울·경, 호남권과 함께 메가시티 조성사업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하지만 충청권의 선도 모델이었던 부·울·경은 내년 1월 특별지자체로서 공식 사무를 개시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각 지자체에서 메가시티의 실익을 두고 잡음이 일어났다. 부·울·경 메가시티가 좌초를 겪고 있는데, 비해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 새만금(전북 군산·김제·부안) 등은 관련 논의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메가시티 조성이 비수도권 생존전략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지역 간 이해관계가 상충하거나 특정 지역에 편중되면 오히려 지역 내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우 위원장은 "지역 간 이해관계 상충은 지자체 간 충분한 대화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서 조율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지역 내 불균형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보다 미시적 차원의 지역 맞춤형 산업 혁신생태계 조성 전략 수립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대전·세종·충남의 또 다른 공통적 현안은 '공공기관 이전'이다. 

이전은 전 정부 내내 뜸만 들이다 끝났다는 지적이 많은데 이에 우 위원장은 "수도권 공공기관 추가 이전은 12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국민과의 약속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전 추진에 있어서 지자체, 공공기관, 노조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폭넓게 충분히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추가 이전의 기준·원칙 등을 검토해 '추진방향 및 전략'을 속도감 있게 마련할 계획"이라며 "2차 공공기관 이전 방식과 관련해서는 혁신도시 조성보다 가급적 기존 시가지를 활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의견을 내비쳤다. 이전기관이 기존 시가지의 유휴부지에 입주하면 지역사회와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다는 평가다. 원도심에서는 이전기관 부지확보가 어려워 폐교 등 유휴부지를 활용한다는 것인데 예시로 지방에 있는 공실률(비어있는) 건물을 옮기거나 학교 폐교 부지를 도심에 입주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효과로 지역민들이 폐교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고 또 공공기관이 이전되면 지역민들하고 동화가 되거나 혁신도시가 남원 도시가 돼 지역 경제 활성화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로써 지역 상권이 활성화돼 원주민들이 반기고 이전기관 종사들도 이미 구축된 인프라를 편하게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지방 이전 정책이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어도 여전히 헛바퀴만 도는 양상으로 비추어지고 있다. 정책의 효과와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지역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이나 사업이 있냐는 물음에 우 위원장은 "주요 기업이나 기관들이 자발적으로 지방으로 이전하도록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인데, 그 핵심 정책 수단이 바로 '기회발전특구'와 '교육자유특구'"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많은 지방 이전 유도책이 실패한 만큼, 전례 없는 세제지원과 규제 특례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회발전특구'는 기업들이 받은 혜택을 지방에 재투자하도록 유인을 제공하는 플랫폼이고 '교육자유특구'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활동을 보다 유연하게 도입할 수 있는 미래형 교육제도이다. 기회발전특구의 차별성은 기존 지자체 세제지원과는 확연히 다른 인센티브를 부여한 과감한 지원이고, 교육자유특구는 지역 교육 역량이 강화돼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점이다. 

물론 과감한 조치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지역균형발전의 시급성과 절실함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우 위원장의 설명이다.

나아가 금융 양극화 심화 지역인 충청권은 김종민(충남 논산·계룡·금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금융위원회에 대한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지역재투자법을 제정한다고 밝혀 지방은행 설립에 가속도가 붙은 상황이다. 지방은행은 지역민들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 관계 금융을 통한 지역 중소기업 자금지원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국 범위 시중은행의 경우 인구나 지역경제 규모 등에 따라 지점설치 등 차별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경제력이 약한 지방은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 있기에 지방은행의 역할이 필요하다. 우 위원장은 충청권의 지방은행 설립에 대해서 "충청권은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금융의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역 금융 낙후 등에 대한 우려로 지방은행 설립을 강력히 추진 중"이라며 "지방은행은 지역 금융을 활성화하고, 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에 대한 유연한 지원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마중물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방은행 설립을 두고 우려를 표하며 "다만 최근 은행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은 매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고 인터넷 전문은행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는 등 위협 요소들이 등장하고 있어 세밀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담=백승목 서울취재본부 차장, 정리=석지연 서울취재본부 기자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10일 대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균형위 제공

◇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1952년 5월 17일 경상북도 의성군에서 태어난 우 위원장은 교촌초등학교, 안계중학교를 졸업한 후 대구로 유학해 대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행정학과를 전공했다. 이후 일본 쓰쿠바대 대학원 사회공학 박사. 국토개발연구원 책임연구원과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경영연구부장 등을 역임했다. 영남대 행정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한국지방자치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그 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영남대 총장, 2010년부터 8년 동안 대구교육감을 하고 2022년 9월까지 대구가톨릭대 총장으로 재직해왔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제20대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부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백승목 기자 qortmd22@daejonilbo.com
 석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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