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찰병원 분원 설립 위해 충남도 일찍이 논리 개발 착수
지리적 특성상, 경찰병원 최적지는 국토 중심부 충남 아산
또 대통령 지역공약 공모사업 진행 행정력 낭비 지적도 상당

경찰병원 분원 후보지로 거론되는 아산 경찰타운. 사진=아산시 제공

준공된 지 30년이 경과한 국립경찰병원은 시설 노후화와 접근성 불편으로 비수도권 경찰 공무원들의 이용률이 저조하다. 도는 민선 7기 시절부터 전국 경찰공무원들의 균등한 의료복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중부권 지역의 국립경찰병원(제2경찰병원) 분업 설립 필요 당위성을 피력했다. 민선 8기에서도 제2경찰병원 설립은 충남의 중요 현안으로 꼽힌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인수위원회 시절 아산지역 주요공약으로 제2경찰병원을 꼽은 만큼 민선 8기 도정에서 도민들의 염원을 녹여낼 계획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충남지역 공약으로 제2경찰병원 설립을 구상하면서 그 당위성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 인수위 경찰병원 분원 아산 설치 명시=지난 4월 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위는 충남도서관에 방문해 도민에게 지역공약을 발표하며 국가 균형발전을 약속했다. 충남의 취약한 의료 여건은 중부권 거점 재난전문 국립경찰병원 설립과 국립치의학연구원, 미래의료 신산업 클러스터 조성, 지역 의과대학 신설, 내포권 대학병원 유치 등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당초 경찰병원 분원 아산 건립은 윤석열 대통령 충남 대선 공약 과제로도 확정된 사안이다. 객관적인 입지 조건, 타당성 예측 지표, 정책의 합목적성 등 면에서 아산은 대체불가한 최적지이고 0순위 후보지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도 모든 평가 절차에서 타 지자체들을 압도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는 "지난 2015-2019년까지 5년간 서울경찰병원을 이용한 소방공무원은 전체 이용자의 2% 수준으로 집계됐다"며 경찰병원은 입원 대기시간 1달 이상 소요로 고객만족도 최하위를 기록한 만큼 분원 설립 당위성을 피력해 왔다.

충남 아산시에 경찰병원이 들어서면 차량으로 1시간대에 진입이 가능한 인구가 1000만 명에 이를 전망, 중부권 공공의료 시너지 효과가 높을 것으로 분석됐다.사진=충남연구원 제공

◇지리적 특성상, 국립경찰병원 분원 최적지 아산=충남 아산에는 경찰대학교와 경찰인재개발원 등 경찰타운이 자리 잡고 있으며, KTX와 고속도로 등 교통 접근성이 우수하다. 제2경찰병원까지 합류하게 되면 중부권 거점의료복지의 시너지가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충남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중부권 거점 국립 재난전문 경찰병원 입지의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아산경찰인재개발원 국유지에 경찰병원을 건립하면 경기 남부권을 비롯, 대전·충북·세종 등지에서 1000만 명 이상이 혜택을 볼 것으로 분석했다.

최돈정 책임연구원은 "경찰병원은 경찰 공무원뿐만 아니라 소방 공무원을 비롯해 일반인도 이용 가능한 공공 의료 인프라의 기능을 갖고 있다"라며 "최근 국회에 발의된 국립경찰병원 설치법(안)으로 제도적 뒷받침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는 경찰청이 충남 천안에 순천향대병원과 단국대병원이 있는 만큼 수요가 부족하지 않겠냐는 우려를 내놓은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이에 대한 논리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아산시에 경찰병원 분원이 설립되면 충청권은 물론 경기도까지도 연계가 가능해 공공의료 수혜 인구가 약 1000만 명에 달하는 데다, 전국 기준 평균 2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할 정도로 광역교통망이 구축돼 있어 수요가 충분하다는 논리를 만들고 있다.

또, 의사 수에 대한 충족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논리로 만들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근무 의사 수는 전국 평균 193.8명이며 충남의 경우 137.5명으로 전국 평균보다 56.3명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병원이 아산으로 올 경우 이 같은 어려움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 지역공약, 공모사업으로 두는 것이 적절한가=윤 대통령 충남지역 공약인 경찰병원 분원 설립을 두고 경찰청이 공모사업으로 진행한 것에 대해 지역에서의 불만은 상당하다. 당시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살펴보면 '충남은 국립병원이 없고 서북권의 의료는 수도권에 의존하고 있어 공공의료기관의 균형 있는 배치가 필요하다'고 명시돼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통령 지역공약을 공모사업으로 두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흠 지사는 "대통령 지역공약이 공모사업으로 진행되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라며 "오히려 이는 행정력 낭비를 부추긴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공모에는 충남 아산을 시작으로 강원에서는 춘천·원주·동해·홍천·횡성·화천·철원 등 7개 지자체가 참여했으며, 경남에서는 창원·하동·함안이, 충북에서는 제천시 등 모두 19개 시·군이 신청서를 접수했다.

TF팀은 세부절차가 확정되면 신청 지자체로부터 추가자료를 제출받아 서류심사를 통해 선정기준에 부합한지 여부를 따질 계획이다. 이후 타당성연구용역을 진행하고, 11월 현지실사를 거친 뒤 12월쯤 최종 건립대상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도는 국립경찰병원 분원 후보지 1차 평가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이달 중으로 의료·건축·행정 등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경찰청 부지평가위원회에서 2차 평가 후보지 3개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2차 평가에서는 3개 후보지를 방문해, 내달 말쯤 최종 평가 및 우선협상대상지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경찰병원 분원TF 관계자는 "생각보다 많은 지자체에서 분원 건립에 관심을 가져 놀랐다"라며 "절차적인 부분에 대해 회의를 통해 논의해 준비한 후 신청한 지자체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안을 공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