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진영 지방부 당진주재 부장
차진영 지방부 당진주재 부장

내년 3월 제3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치러진다. 선거일정이 본격화 되자 조합장 후보들이 물밑경쟁에 들어가면서 지역농협에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신경전과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현직이든 도전이든 조합장에 나서는 이들은 제일먼저 조합원과 농민을 위한 농협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조합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논이든 밭이든 조합원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려간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합원과 농민들의 목소리는 전달되지 않는다. 또 속았다는 농민들의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농협에는 책임판매 목표라는 제도가 있다. 농협은 산지조합 출하량이 50% 이상을 책임지고 판매해 농업인은 제 값을 받고 소비자는 안전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살 수 있도록 약속했지만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책임판매 목표율을 한 번도 달성하지 못했다.

조합원의 판매사업 참여비율도 저조하다. 지난해 농협의 판매사업을 이용한 조합원은 57만여명으로 전체 조합원 208만여명의 27.6%에 그쳐 조합원 4명 중 3명은 판매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PB상품도 도마 위에 올랐다. 농협PB상품은 지난해 전체 390개 상품 중 144개로 36.9%를 차지했고 판매규모는 전체 771억 원으로 나타났는데 이중 수입원료 사용상품이 180억 원 규모였다.

농협 하나로마트에선 수입농산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농협경제지주 기준상 하나로마트는 맨눈으로 원형을 알아볼 수 있는 수입산 농산물은 팔 수 없지만 일부 매장에선 이런 기준을 지키지 않는다.

1일 농협경제지주에서 국회의원실에 제공한 '수입농산물 취급 특별점검결과'에는 점검 대상인 농협 하나로마트 43곳 중 과반인 24곳이 바나나, 오렌지 등 수입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은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통해 농가 생산력의 증진과 농민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러나 폐쇄적인 그들만의 조직문화로 인해 사고가 끊이지 않을 뿐더러 농민과 조합원을 배신하고 있다. 깜깜이 선거로 당선된 조합장이 깜깜한 농협을 만들어왔다. 눈을 크게 뜨고 농협을 조합원에게 돌려줄 인물을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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