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세종시장간담회. 사진=연합뉴스

최민호 세종시장이 27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KTX 세종역 설치를 건의했다고 한다. 최 시장은 이런 사실을 곧바로간담회를 통해 상세히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세종시에 내려왔고 이에 최 시장은 세종청사 국무회의장으로 이동해 국무회의 시작 전 시간에 윤 대통령을 만나 주요 시정 현안에 대해 구두 건의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와중에 KTX 세종역 국가계획 반영과 조치원역 KTX 정차를 건의했을 정도면 남는 장사를 한 최 시장이다. 그와 동시에 KTX 세종역 신설을 둘러싼 정책 당위성 논란의 판도 커지게 됐다.

최 시장이 건의한 KTX 세종역 설치와 조치원역KTX 정차 문제는 난도에서 차이가 난다. 조치원역 정차는 큰 걸림돌이 없어 보인다. KTX가 1일 8회 조치원역을 통과하는 마당에 운행계획을 조정하면 적정횟수와 편수를 할애에 정차하게 하면 이용객 접근성이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별도의 예산 소요가 발생치 않아 시장조사 결과 등에 기초해 정책당국이 방안을 찾으면 해소될 수 있는 사안이다. KTX 세종역 설치는 사정이 간단치 않다. KTX 오송역에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충북지역 여론이 관망만 하고 있을 리 만무다. 지난 26일에는 충북도 고위관계자가 국토부 철도국장을 만나 KTX 세종역 신설에 난색을 표하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런 난기류에도 불구, 최 시장은 KTX 세종역 신설 추진 의지를 거듭 다지고 있다. 타당성 연구용역비를 추경예산에 편성한 것도 밀고 가겠다는 메시지로 읽혔다. 그런 최 시장은 윤 대통령도 만나 KTX 세종역 설치 필요성을 역설하는 등 행보가 탄력적이다.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등 대규모 국책사업이 확정되고, 인구가 증가하는 등 여건이 변화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KTX 세종역은 내부자 논리로 보면 고속철 관련 필수 인프라인 반면, 인접한 외부자 시각에서 보면 불청객 쯤으로 간주된다. 하나의 정책 현안을 놓고 가치 판단과 수용성 등 면에서 서로 갈등하는 사례다. 다만 현재 세종시 성장세와 정치·행정수도 브랜드 파워를 감안해야 한다. 이웃간 물꼬 싸움 차원이 아니라 지역 발전과 이익의 파이를 키우는 전략적 고민이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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