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e심 서비스 개시, 이통3사 요금제 출시
일상과 업무 분리 가능, 통신비 절감에도 유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업직군에 종사하는 A씨는 평일이면 항상 스마트폰 두 개를 들고 다닌다. 개인 번호를 노출하고 싶지 않아 영업용 폰을 하나 더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폰과 영업용 폰을 동시에 들고 다녀야 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고거래를 즐겨하는 B씨는 간혹 빠른 연락을 위해 휴대폰 번호를 공개하곤 한다.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건 장점이지만,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게 부담일 때가 많다. 인터넷 쇼핑도 즐겨 하는데, 경품 이벤트 응모 시 개인번호를 입력하는 게 싫어 망설일 때도 있다.

이달부터 하나의 스마트폰에 번호 두 개를 사용하는 'e심'(eSIM·내장형 가입자식별모듈)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소비자들의 편의성 향상이 기대되고 있다. USIM(유심)보다 이용이 편리하고, '듀얼폰' 사용자의 경우 통신비를 아낄 수 있어 기존 1폰·1번호에 불편을 겪었던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22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업체 20곳은 이달 1일부터 e심 서비스를 개시했다.

e심은 기존 유심과 동일한 역할을 하지만, 단말에 내장된 칩에 가입자 정보를 다운받아 이용하는 형태의 가입자식별모듈(SIM)이다. 별도로 칩을 스마트폰에 삽입할 필요가 없고, 비용도 2750원으로 기존 유심(7700원) 대비 저렴하다.

고객들은 유심과 e심을 이용해 하나의 휴대폰으로 2개의 전화번호를 개통하는 '듀얼심'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때 2개 전화번호를 각각 다른 통신사에서 가입할 수도 있다. 기존 SK텔레콤 가입자가 KT나 LG유플러스를 선택해 가입할 수 있고, 알뜰폰 사업자를 고를 수도 있다.

메인 번호는 5G로 이용하고 서브 번호는 LTE를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선택약정 요금할인은 각각의 개통 건에 적용된다. 단 공시지원금은 단말기를 구입할 때 개통하는 1개 회선만 가능하다.

대포폰 등 이동전화의 부정사용 방지를 위해 1개 단말기에서 2개 번호를 이용하더라도, 명의는 동일해야 한다. 듀얼심 스마트폰은 분실·도난 시 1개 회선만 신고해도 2개 회선 모두 이용이 차단되도록 스마트폰의 고유식별번호(IMEI)를 미리 등록할 수 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운영하는 '이동전화 단말기 자급제' 누리집에서 이용하면 된다.

현재 e심을 지원하는 단말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Z 플립4·폴드4, 애플 아이폰은 2018년 출시된 XS·XS맥스·XR 이후 제품 등 총 18종이다.

이통 3사는 최근 e심 전용 요금제 출시를 마쳤다. 모두 8800원으로 같다.

SK텔레콤은 '마이투넘버' 서비스를 출시했다. 문자와 데이터 250MB 기본 제공은 물론 모회선과 공유도 가능하다. 소진 시 최대 400k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요금제 '듀얼넘버 플러스'도 SK텔레콤과 동일하게 데이터 250MB를 제공한다. KT가 출시한 '듀얼번호'는 데이터 1GB(소진 시 최대 400kbps)를 제공해, 3사 e심 요금제 중 가장 많은 양을 제공한다. 그러나 나머지 양사 요금제와 달리 첫 번째 번호와 데이터양을 공유할 수 없으며 음성과 문자만 공유 가능하다.

이들 3사는 연말까지 e심을 처음으로 발급받는 이용자에게 무료로 발급해주는 판촉 행사를 벌인다.

또 e심 개통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은 QR코드 촬영 없이도 자동으로 e심을 개통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 설정에서 'SIM 카드 관리자'에 들어가 모바일 요금제 추가를 누르면 된다.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e심 프로파일을 검색해 내려 받는 구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일과 업무 분리를 원하는 직장인뿐 아니라 개인번호 노출을 꺼리는 고객 등에게 요긴하게 쓰일 것"이라며 "앞으로 듀얼번호와 1폰 2번호가 대중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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