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골프장 이용 확산, 골프웨어 시장도 대폭 확대
여성골퍼 증가세… '골프팅(골프+소개팅)'도 신문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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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에 사는 30대 여성 A씨는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지난해부터 골프 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신종 감염병 사태 이후 2030 사이에서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는 골프 열풍이 불면서 A씨도 친구·지인과 함께 골프를 시작한 것. 평일에는 퇴근 후 골프를 좋아하는 동료들과 함께 회사 근처 스크린 골프장을 찾고, 주말에는 야외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라운딩도 즐긴다. 지역 기반 취미 모임·클래스 커뮤니티 앱 '소모임'에서 미혼만 가입할 수 있는 골프 동호회도 들었다. 친구의 권유로 골프에 흠뻑 빠진 직장인 A 씨는 "2030 사이에서 골프 열풍이 불면서 이를 매개로 한 '골프팅' 문화도 늘었다"며 "함께 스포츠를 하면서 친밀감도 쌓고,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골프가 2030 'MZ 세대'에서 일반적인 취미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이전보다 해외여행이 힘들고 실내 모임마저도 제약이 따르면서다. 이에 2030 골프 인구도 곱절로 늘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간한 '레저백서 2022'에 따르면 국내 골프 인구는 지난 2019년 470만명에서 지난해 564만명으로 대폭 늘었다. 이 가운데 약 22%인 115만명이 2030 세대로, 2019년 65만명으로 추산됐던 2030 골프 인구는 코로나19 확산 후 2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더불어 골프웨어 등 패션업계 연간 매출도 크게 급증했다. 국내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2019년 4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5조6000억원으로 무려 1조 가량 커졌다.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골프 인기가 두드러진다. 스포츠를 즐기는 재미와 함께 화려한 골프웨어를 입고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게 유행이 됐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20대 여성의 골프장 방문 횟수는 2019년 평균 2.6회에서 지난해 16.3회로 6배 이상 증가했다. 신한카드와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2019년과 비교했을 때 지난해 20대 제외 연령층에서 여성 유입율이 남성보다 높았다.

골프 관련 앱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최근 빅데이터 전문업체 아이지에이웍스가 모바일인덱스를 통해 분석·발간한 '2022 골프시장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스크린골프 앱은 2020년 5월 월간 이용자 수 42만에서 올해 5월 346만으로 껑충 뛰었다. 필드예약 앱은 2020년 5월 38만명에서 올해 293만명으로 급증했다. 골프 쇼핑몰 앱도 같은 기간 6.8배나 성장했다. 보고서는 "모바일 앱을 통한 골프 관련 서비스가 전년 동기 대비 90% 내외로 늘고, 스크린골프 앱 설치는 2020년 1월 대비 올해 5월 기준 무려 940% 성장 중"이라고 밝혔다.

골프가 코로나19 사태의 최대 수혜업으로 꼽히면서 '골프노믹스'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골프 패션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업계가 초고가 라인을 출시하는 등 차별화 전략도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여성 골퍼 증가에 따른 럭셔리 골프웨어가 눈에 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기업 한섬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랑방'과 손잡고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 '랑방블랑'을 출시한다. 아우터는 49만-200만원, 상의는 23만-89만원, 모자는 12만-30만원 정도의 가격대다. 명품 브랜드와 협업한 만큼 가격이 200만원대인 것도 있다.

앞서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지난 4월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 '필립플레인 골프'를 선보였다. 마찬가지로 가격대가 아우터 65만-90만원대, 피케 티셔츠 35만-70만원대, 클럽백이 180만-200만원대로 높다.

최근에는 골프로 연애할 상대를 찾는 '골프팅'도 확산하고 있다.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남이 주선된다. 젊은 세대는 온라인으로 모임에 가입해 실제 활동하는 문화에 익숙한 만큼 이를 통한 2030 골프 동호회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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