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희 한국산업인력공단 대전지역본부장
정은희 한국산업인력공단 대전지역본부장

'월드클래스'라는 단어는 이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축구선수 손흥민을 수식하는 대표 키워드가 됐다. 축구의 본고장인 영국에서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로 우뚝 선 데에는 수많은 배경이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아버지 손웅정씨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 초기 교육훈련이 언급된다. 시작 단계부터 명확한 방향과 방법으로 수행한 훈련을 통해 지금의 '월드클래스'가 탄생한 것이다.

이렇듯 처음의 중요성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각종 일화나 명언 등을 통해 시작과 결과를 연계하며, 이를 교육, 업무수행, 나아가 인생에도 적용하곤 한다.

인적자원개발(HRD) 분야도 마찬가지다. 기업들은 신규직원 교육을 통해 회사의 비전, 철학 등을 교육하고, 공동의 목표의식 및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한다. 그것이 회사의 발전과 직결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지출이 아닌 투자로써 HRD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산업기반이 되는 중소기업 중 다수는 비용과 시간, 교육훈련 체계 부족 등을 이유로 업무현장에 바로 신규직원을 투입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마주하고 있다. HRD 분야에서도 일종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는 지난 14년부터 '일학습병행'을 국정과제로 추진해 중소기업에 도입·확산하고 있다. 일학습병행은 말 그대로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입사 1-2년 이내 근로자가 기업에서 직접 실시하는 현장훈련(OJT)과 공동훈련센터에서 제공하는 현장 외 훈련(OFF-JT)을 받는 것을 뜻한다. 직무 전문성을 키우고 국가자격 취득으로 역량을 검증하도록 지원하는 교육훈련 제도다. 이를 통해 기업은 현장맞춤형 인재 확보와 비용 지원이라는 두 날개로 더 높은 '클래스'로 발전할 수 있게 된다.

일학습병행은 처음 시작한 2014년에 멈춰 있지 않고 2019년 8월 '산업현장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 제1차 일학습병행 추진계획 및 코로나19 특별조치 대응 등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발전하고 있다.

우리 대전에서는 기업 약 700곳, 5000여 명의 신규 근로자가 일학습 병행에 참여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역 대표 기업인 ㈜로쏘(성심당)가 전국 일학습병행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에 선정,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 기업은 채용공고 단계부터 OJT를 안내해 일학습병행을 위한 교육훈련을 제공함으로써 현장맞춤형 인재 양성 및 매출액 상승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우수사례는 전국의 일학습병행 참여기업에 귀감이 되고 있으며, 우리지역 내에서 양질의 일학습병행이 안정적으로 정착되는 데 기여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일자리와 과학기술혁신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초연결이 일상화되고 일자리 감소와 신 직업 일자리 창출이라는 위기와 기회가 함께하는 시대인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기업과 근로자 모두 더 높은 클래스로 나아가는 원동력으로써 근로자의 직무역량 제고가 필수불가결한 지금, 우리 대전지역의 더 많은 기업이 '일학습병행'을 통해 '월드클래스'로 도약할 것을 기대해 본다.

정은희 한국산업인력공단 대전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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