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고영주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대전은 첨단 연구를 기반으로 혁신산업을 자생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연구·혁신도시이자 신산업 성장잠재력이 가장 큰 도시 중 하나다. 1990년대 초 태동한 대전의 바이오산업은 수도권에 버금가는 글로벌 바이오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누리호 성공으로 우주 경제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전은 우주기술과 우주산업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 반도체 경쟁력을 좌우할 칩 설계, 소재, 부품, 장비 분야 기술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지역으로 대전은 그 중요성과 가치가 커지고 있다. 로봇과 드론 분야에도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성장하면서 지능형 로봇·드론 산업의 플랫폼 도시로서 역할과 기능을 요구받고 있다.

바이오 헬스 융합산업, 우주·국방산업, 나노반도체 산업, 지능형 로봇·드론 산업 등의 첨단 신산업 육성과 함께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지역의 다양한 협력으로 글로벌 일류 경제도시의 꿈을 실현하는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 대전 민선 8기의 새로운 리더십이 추진하려고 하는 지역 기업금융, 제2대덕연구단지와 산업단지 500만평 조성, 대덕특구와 연계한 첨단산업 육성 계획은 대전의 전략적 가치를 지역 주도로 실현하는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며 기술·금융·공간·글로벌화를 연계해 체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첫째,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지역이 공동으로 기획하고 연구하면서 원천기술 사업화를 촉진할 수 있는 경로를 구축해야 한다. 대덕특구에는 매년 6조5000억 원 규모의 정부 연구개발 투자가 쏟아진다. 이 중 10-20%만 대전으로 흘러 들어오게 해도 매년 1조 이상을 지역에 투자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지자체가 마중물을 부어 이미 상용화 단계에 이른 기술의 융합실증 사업화를 지원하는 한편 지역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 제품, 서비스 개발을 어떻게 하면 대덕특구와 공동으로 할 수 있는지 기획하고, 기획한 타깃에 대한 상용화 연구개발과 후속 사업화 투자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원천기술, 융합기술의 사업화 등을 성공시킨다면 대한민국의 원천기술 기반 신산업 성장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둘째, 기술금융 생태계와 규제혁신 등의 제도 혁신을 통해 지역의 산업체가 대덕특구와 공동연구, 신사업 발굴, 신기술 사업화를 확대하거나 연구원과 교수의 직접 사업화를 촉진할 수 있도록 투자 위험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신기술 기반 신산업 태동과 성장에는 이를 촉진할 지역 금융기관과 관련 금융생태계가 필수적으로 중요하다. 동시에 기술기획, 산업기획, 특허전략, 기술로드맵, 기술이전, 기술사업화를 위한 상용화 개발과 융합 실증 지원, 규제혁신, 글로벌 마케팅과 해외 투자유치, 산학연 혁신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제도와 인프라를 촘촘하게 구축해야 한다. 외국인 창업과 투자 촉진,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설치, 도시 간 국제협력 공동프로젝트 등을 통한 대전의 글로벌화는 대전의 신산업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해내야 한다.

셋째, 기업의 스케일업 성장과 신규 분야 투자, 신기술 기반 신산업 혁신성장 공간, 대기업·앵커 기업 유치 등을 통해 대전의 산업과 경제 발전을 지속할 수 있게 하려면 혁신공간이 매우 중요하다. 대덕특구 원천기술, 융합기술의 사업화 촉진을 위한 상용화 중개연구 공간과 실증 공간, 미래 유망기술 분야 융합연구, 기업의 성장과 미래 신사업 분야 투자 공간, 글로벌 공동연구 및 공동비즈니스 공간, 정주 환경과 연계한 청년 창업 공간, 도시의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가상 공간, 산학연과 시민 소통 협력 공간 등을 지속해서 확충해나갈 필요가 있다. 이것을 기존 대전지역 건설업과 전통제조업의 스마트화와 신사업 발굴, 산업단지 대개조, 역세권 혁신도시 및 도심 융합특구 개발, 개도국 도시 ODA 사업 등과 함께 추진한다면 기술-금융-공간-글로벌화의 4중주 혁신이 가능해질 것이다.

고영주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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