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에는 코코아를(아오야마 미치코 지음·권남희 옮김)= 세상의 모든 삶, 그리고 돌연한 사랑을 응원하는 코코아처럼 따뜻한 열두 빛깔 옴니버스가 펼쳐진다. 한 편의 소설에서 작은 위로를 찾고자 한다면 이 책을 펼쳐 '마블 카페'로 찾아가 보자. 한 잔의 코코아로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도쿄와 시드니를 배경으로 각각 6편, 총 12편의 연작 단편으로 이어지며 당신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코코아 씨'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따뜻한 청년의 이야기부터 워킹맘, 유치원 교사, 신혼부부 등 우리 일상의 한 부분을 장식하는 이들이 다양한 사건사고를 맞닥뜨리며 따뜻함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다. 열두 빛깔 작품을 모두 읽은 후 당신은 '비가 그친 뒤의 물방울 같은' 청아한 느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문예춘추사·192쪽·1만 3800원


 

△남자가 된다는 것(니콜 크라우스 지음·민은영 옮김)=예리한 지성과 섬세한 감성을 모두 갖춘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며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는 저자의 첫 단편집. 이 책은 20여 년간 여러 지면에 발표했거나 새로 집필한 소설을 모아 엮은 것으로, 어린 소녀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여러 국면에 놓인 다채로운 인물들을 통해 여성성과 남성성, 폭력과 권력, 사랑과 정체성 등 인간의 가장 복잡하면서도 본질적인 속성들을 탐구한다. 특히 간결하고 담백하게 서사를 나열하고, 밀도 있고 정갈한 문장들로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책을 넘기면서 이야기에 몰입하다 보면 작가가 소설가로서 거쳐온 사유의 흐름과 변화를 확장하고, 작품세계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문학동네·284쪽·1만 4000원


 

△코로나와 잠수복(오쿠다 히데오 지음·김진아 옮김)=코로나19로 신음하는 세상 속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겪는 아픔과 고난 속에 지치고 힘든 우리들을 지켜주는 다섯 가지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내의 외도로 상처받고 바닷가를 찾은 소설가, 조기 퇴직 권고를 거부하고 한직으로 밀려났지만 복싱에 빠진 중년 가장들, 인기 프로야구 선수 남자친구의 결혼 신청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아나운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걸 직감하고 잠수복으로 방호복을 대신한 아빠, 꿈에 그리던 드림카를 중고로 구입하고 이상한 내비게이션을 따라 여행한 남자가 각 장의 주인공이다. 저자는 특유의 날카로운 통찰로 각 주인공이 처한 상황 속 복잡한 심리를 그려내는 한편 따뜻한 유머감각을 잃지 않는다. 어딘가 정이 가고 연민이 드는 주인공들에게 우리도 모르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아프면서 성장하는 모습이 꼭 닮아서. 북로드·304쪽·1만 4800원


 

△그림책, 어떻게 읽어 줄까?(이임숙 지음)=부모의 사랑을 전하는 가장 쉽고 강력한 방법 중 하나는 '그림책 읽어 주기'일 것이다. 아이에게 그림책 읽어 주는 것이 어렵고 서툰 부모들을 위한 기질과 상황에 따른 그림책 육아법 110가지가 담겼다. 저자가 그동안 부모들에게서 받은 질문들을 토대로 그림책과 아이들 마음, 아이와 부모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수록했다. 특히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부닥치는 여러 상황을 설명하고, 각 상황에서 아이의 심리가 어떨지 들여다본다. 각 주제마다 5-6권의 그림책을 추천하고, 그림책을 읽으며 아이와 나눌 만한 이야기도 제시한다. 아이의 내면을 단단하게 하고 사회성을 키우는 그림책 육아법을 소개하고,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부모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림책 추천도 담았다. 창비·276쪽·1만 6000원


 

△서평의 언어(메리케이 윌머스 지음·송섬별 옮김)=영국 문화계의 독보적인 여성 편집자인 저자가 반세기 가까이 현장에서 활약해오며 쌓아온 통찰을 우아한 문장과 짓궂은 유머의 조화로 녹였다. 평생에 걸쳐 만난 여성 작가와 문학 속 여성 인물, 책을 읽는 여성 독자들의 삶을 다룬 이 책은 남다른 식견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조앤 디디온, 진 리스처럼 이미 한국에서도 사랑받아온 작가뿐 아니라 비타 색빌웨스트, 메리앤 무어 등 국내에 아직 충분히 소개되지 못한 숨은 보석과도 같은 작가들을 만나는 건 이 책을 읽는 기쁨 중 하나다. 저자가 여성 직업인으로서 느낀 일과 삶에 대한 고민은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 여성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만큼 격조 있는 인문 에세이를 기다려온 독자들에게 지적인 충만감을 선사한다. 돌베개·392쪽·1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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