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수면장애
수면무호흡증·불면증 등
규칙적인 수면 습관 중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유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정유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나이 드니까 아침잠도 없어지더라."

주변에서 한두 번쯤 들어봤을 잠에 대한 이야기다. 실제 노년이 되면 잠의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의 감소로 일찍 자고 일찍 깨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 깊은 잠을 의미하는 서파 수면이 줄어들어 수면에 의한 신체·정신적 회복이 더뎌지고 수면 중 각성 빈도가 증가한다. 이처럼 노인 인구의 절반 이상이 어떤 형태로든 수면에 대한 불편을 호소한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노인에서의 수면장애는 매우 흔하다. 정유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교수의 도움말로 노인수면장애의 원인과 특징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불면증=불면증은 가장 흔한 수면장애로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증가한다. 노년이 되면 신체 활동이 급격히 줄고 신체 기능이 저하되며, 여러 가지 내과적 질환이 동반되면서 복용하는 약물도 늘어난다. 또한 소외감이나 불안감 같은 정신적 문제도 불면증 발병률 증가에 기여한다. 이처럼 노인에서의 불면증은 신체·정신적 질환, 약물 등에 의한 이차적인 원인이 많기 때문에 그 원인을 먼저 찾아야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수면 중 10초 이상 지속되는 반복적인 호흡의 정지가 특징이며 산소포화도의 저하, 불면증, 주간졸림증을 일으키고 주간 활동을 방해한다. 폐쇄수면무호흡증은 상기도가 폐색돼 생기는 유형으로 무호흡 동안 공기 흐름은 멈추지만 복부와 흉부의 호흡 노력은 증가한다. 중추수면무호흡증은 호흡 중추의 기능 장애에 의해 나타나며 공기의 흐름과 호흡 노력 모두 멈추게 된다. 노년에서 무호흡증이 관찰되는 경우 흔한 약물 사용이나 심부전, 뇌경색 등이 동반된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중추수면무호흡증을 감별하고 폐쇄수면무호흡증의 진단과 정도 파악을 위해 수면다원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주기성사지운동증·하지불안증후군=주기성사지운동증은 수면 중 30초 간격으로 하지에 반복적인 움직임이 발생하는 것으로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에게 흔히 나타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잠자리에 누우면 다리, 주로 장딴지의 깊숙한 부위에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과 같은 불쾌감이 드는 것이다. 해당 부위를 문지르거나 걸어다니면 완화되고 자리에 누우면 다시 증상이 생기곤 한다.

두 질환 모두 나이가 듦에 따라 그 빈도도 증가하며, 수면의 질과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나 인식되지 않거나 허리나 관절, 혈액순환의 문제로 오진되는 경우가 흔하다. 증상은 악화와 경감이 반복되고, 이로 인해 심한 불면증을 겪거나 불안이나 우울 증세를 호소하기도 한다.

◇렘수면행동장애=렘수면행동장애는 꿈을 꾸는 단계인 렘수면 동안 근육 긴장이 소실되지 않으면서 꿈꾸는 행동이 실제 움직임으로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렘수면행동장애를 겪는 환자 가운데 11.3%는 환자 본인이나 동침자에게 열상 또는 골절과 같은 심각한 손상을 주거나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특히 고령에서는 항응고제 등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급성이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렘수면행동장애는 항우울제 투여 또는 중단, 알코올 금단 등과 연관돼 발생할 수 있다. 특발성(일차성) 단독 렘수면행동장애를 가진 환자의 약 75%는 10년 후 파킨슨병과 치매를 포함하는 신경퇴행질환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노인에서 병적인 잠꼬대와 수면 중 이상행동이 나타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올바른 수면 위생 갖춰야=종류와 관계없이 모든 수면장애에서 가장 우선되는 치료 원칙은 올바른 수면 위생을 지키는 것이다.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낮 시간, 주로 햇빛이 비치는 시간대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나 음식을 피하고, 자기 전 흡연이나 음주는 삼간다.

불면증에 있어 수면제는 효과가 즉각적이고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노인에서는 약물 남용·중독이나 부작용의 위험성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현재여러 연구에서 인지행동치료가 불면증의 우선적 치료임이 입증되고 있는 바,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올바른 수면 위생을 확립하는 것이 우선이며 약물치료는 그 다음이다. 김소연 기자·도움말=정유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