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한증
스트레스·긴장 시 땀 배출
교감신경 과민반응 주 원인
신경 절제·차단술 성공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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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건양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김영진 건양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땀과의 전쟁을 치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별히 남보다 훨씬 많은 양의 땀을 흘리는 증상을 '다한증'이라고 하며, 땀으로 인한 직접적인 불편함 이외에도 땀샘에서 솟아난 땀을 세균이 분해하면서 발생하는 암내로 고통받는 증상을 '액취증'이라 한다. 액취증의 경우 자신은 냄새를 느끼지 못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매우 심한 악취로 고생을 하게 된다. 김영진 건양대병원 흉부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다한증의 증상과 치료법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증상=다한증이란 말 그대로 땀이 많이 나는 증상이다. 신체의 보호기능과 보존기능을 가지고 있는 땀이 필요한 양 이상으로 과다하게 나는 비정상적인 상태를 다한증이라 한다. 특히 얼굴이나 손, 겨드랑이, 발 등 신체의 특정 부분에 많이 나게 되는데 이를 각각 얼굴 다한증, 손 다한증, 겨드랑이 다한증, 발 다한증으로 부른다.

원인으로 분류하면 '일차성 다한증'과 '이차성 다한증'으로 나눌 수 있다. 이차성 다한증은 갑상성 기능 항진증, 당뇨병, 사고에 의한 신경계의 손상, 비만 등 선행원인이 있는 경우다. 이 때는 원인적 질환을 치료함으로써 땀의 양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다한증을 고민하는 대다수는 일차성 다한증으로 이는 뚜렷한 선행 원인이 없다. 땀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인 교감신경의 항진으로 인한 과민반응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바이러스나 세균이 자율신경계를 망가뜨리는 것이라면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를 쓰면 되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는 않다. 일차성 다한증은 어디까지나 우리 몸의 조절기능의 항진 소견이다. 따라서 다한증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일차성 다한증은 정신적 스트레스나 긴장, 흥분 등의 심리적 상태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게 되는데 기온이 올라가고 활동량이 많아지면 땀을 더 흘리긴 하지만 잠을 자거나 마음이 안정된 상태에서는 땀을 덜 흘리게 된다.

◇치료법=다한증은 땀이 많이 난다고 해도 이차성 다한증이 아니면 크게 염려할 일도 아니고, 굳이 치료를 요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신체의 어느 한 부위에서 땀이 많이 나 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얼굴이나 손에 땀이 많이 나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하거나 중요한 사람을 만나는 일, 악수, 손을 이용한 작업 등에 제한을 받게 되고 겨드랑이에 땀이 많으면 블라우스나 와이셔츠가 땀으로 얼룩져 보기 흉하게 되는 등 자신감 결여, 대인 기피증 등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경우 내시경을 이용해 흉부 교감신경을 절제하거나 차단하는 수술로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다.

교감신경수술은 양 가슴에 작은 구멍을 뚫은 뒤 3-5㎜ 크기의 비디오 흉강내시경을 이용해 양쪽 교감신경을 찾아 절제하거나 차단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수술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되고 흉터가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얼굴과 손, 겨드랑이 부위의 다한증에 대한 교감신경수술의 성공률은 매우 높으며, 비수술적 치료방법들에 비해 매우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흉부교감신경수술의 부작용으로는 수술과정에서 발생한 전기 열에 의해 눈꺼풀이 내려오는 '호너 증후군'이 있는데 정상적인 신체구조를 가진 사람이라면 거의 생기지 않는다. 수술 후 해당부위에서 땀이 나지 않는 대신 새로운 부위에 땀이 나는 경우도 있다. 이를 '보상성 다한증'이라고 하며, 심하면 약물치료나 신경이식수술을 받기도 한다. 따라서 수술 전에 수술방법과 결과, 합병증 등에 대해 담당의사와 충분히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도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신경차단제인 보톡스를 다한증 부위에 주사하는 방법이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므로 효과가 떨어지면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다시 주사를 맞아야 한다. 약물치료는 수술을 하지 않는 대신 반복적이고 번거로운 불편함과 전신 혹은 국소적 약물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 김소연 기자·도움말=김영진 건양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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