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기봉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방기봉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모든 게 부족했던 시절에는 물건을 만들면 팔려 나갔다. 소비여력이 생겨나고 제품이 망가지지 않았음에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새 물건을 사는 시대를 맞이한 지 오래다. 복잡하고 변덕스러운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 한 분기, 또 한 해를 버텨내고 성장해 가는 것은 기술혁신과 원가절감, 판로 개척 등의 활동이 작용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9월 KB금융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 의하면 일본은 100년 기업 또 200년 이상의 기업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다. 일본에서 100년 이상 활동한 기업은 전 세계의 41.3%를 차지했고, 200년 이상 생명을 이어 간 기업은 전 세계의 65%를 점유 한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들이 성장과 생존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헌신을 했을지 미루어 짐작을 해볼 뿐이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지역 주민과 자치단체 또 국가에서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직 간접의 지원과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일본은행들이 일본의 장수 기업들에게 실행한 사업승계 지원도 그 중 하나다. 경영자가 나이가 들어 후사를 이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들이 그 대상이다. 흑자를 내지만 후계 경영자를 구하지 못해 회사 문을 닫는 일을 막기 위한 조치다. 펀드를 조성한 은행이 고객의 기업승계를 위해 후계자 선정과 육성, 지속가능한 주주 구성 논의, 납세의 재원 마련, 자사주 대책등을 지원했다. 우리 기업들에게도 필요한 조치가 아닐 까 한다.

우리의 모든 기업인들도 일본의 기업들처럼 100년, 200년, 300년 기업으로 성장하고 생존을 원한다. 요즘 그런 기업들을 고민케 하는 것 중 하나가 ESG 경영이다. 벌써 ESG 국내 100대 기업 순위가 발표된 바 있다. 자사의 ESG 경영 성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기업들도 늘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말한다. 그동안 기업은 재무적인 관점을 주로 평가 받아왔다. 매출액, 영업이익, 마진, 고용, 임금수준, 종업원 복지 등이다. 이제는 비재무적인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영향과 기업 투자의 지속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함을 의미한다.

먼저 환경 분야에서는 그린가스 배출, 기후 변화, 자원고갈, 오염 등을 기존보다 추가로 고민하고 만족시켜야 한다. 노사 관계 다양성, 근무 환경, 지역사회 공헌 등이 사회분야이다. 지배구조에는 세금 납부, 기부, 임직원 현황 및 보수 등이 포함된다. 우리 기업들은 친환경 경영으로 환경을 보호하고 건전성과 투명성 강화로 신뢰를 높이며, 지속가능한 경영을 달성해야 하는 새로운 숙제를 받았다.

그렇지만 ESG경영 선도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는 고객 수요를 증가시키고 자본조달 비용을 절감하며, 기업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핵심기술 개발, R&D투자 확대 및 우수인력 확보, 신사업 진출 및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전제되어야 한다. 비대면 시대의 확산에 따른 고용 근무 형태 변화, 인사·노무, 안전보건환경, 에너지 등의 리스크에도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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