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
10대 후반부터 발병…합병증 많아
복통·설사·체중감소에 치루 증상
완치 어려우나 치료로 조절 가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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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서부터 항문까지 소화기기관 어디든 발생할 수 있는 염증성 질환 크론병. 이름조차 낯선 이 병은 가수 윤종신 씨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이 병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크론병은 10대 후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다 많은 합병증으로 환자들을 고생시킨다. 특히 이 병은 완치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약을 잘 복용하는 등 환자의 태도가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식습관 변화로 서양에서만 발생한다고 알려졌던 크론병이 우리나라에서도 빠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단 발병하면 평생 조심해야 하지만, 단순 소화 이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과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허규찬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크론병의 발생 원인과, 증상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원인=서구화된 식습관이 불러온 재앙으로 알려진 크론병은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의사들은 유전적 감수성이 있는 사람에게서 일반인에겐 문제 되지 않는 장 내 세균이 문제를 발생시켜 소장과 대장이 반응해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염증이 발생·증폭하면서 소장과 대장에 손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희귀병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난 괜찮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빠른 속도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어 누구든 안심할 순 없다.

◇증상=크론병은 매우 드물고 희귀하기 때문에 병에 대해 의심조차 하기 힘들다. 이 병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환자의 증상이나 의사의 진찰소견, 혈액검사, 내시경·조직검사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합병증 유무를 관찰하기 위해 CT검사도 시행해야 한다. 장 내부를 볼 수 있는 내시경과 조직검사가 가장 중요한 진단법 중 하나다.

증상으로는 전형적으로 3가지가 있다. 복통과 설사, 체중감소 등이며, 크론병 환자 중 50% 이상이 항문 병변인 치루나 치핵 등을 겪는 만큼 이때 발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합병증으로는 장에 구멍이 뚫리는 천공과 누공, 장이 줄어드는 협착, 복부 농양 등이 있다. 소아의 경우 장이 영양을 흡수하지 못해 성장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장뿐만 아니고 눈이나 관절 등에 염증이 발생하는 매우 복합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앞서 말한 장 누공과 협착, 복부 농양과 같은 합병증이다. 누공이란 장과 피부를 통해 구멍이 생기는 것이고 협착은 염증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면서 장이 좁아지는 것이다. 복부 농양은 궤양 때문에 구멍이 난 장을 통해 대변 등과 같은 나쁜 물질들이 복부로 유입되면서 고름 주머니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치료=크론병은 완치가 힘들고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지만 일단 치료를 받으면 개선이 된다. 크론병의 장기경과를 보면 처음엔 염증이 발생하고, 병이 진행될수록 협착이 생기며 결국 천공형으로 점차 악화양상을 보인다. 초기에 염증과 협착이 동시에 나타나기도 하는데 방치하면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악화되기 때문에 조기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조기에 치료하면 증상이 호전될 뿐 아니라 합병증을 미연에 방지해 정상인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다.

치료에 주가 되는 것은 약물이다. 염증을 줄이는 약을 사용하고 두 번째는 면역억제의 일종인 부신피질 호르몬제, 면역억제제 그리고 최근 많은 각광을 받고있는 생물학제제를 쓴다. 수술은 약물치료로 효과가 없거나 합병증이 심해 약물치료가 불가능할 때 시행하며, 가능한 한 최대 범위를 절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완치가 어려워 섣불리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태도는 좋지 않다.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이며, 무엇보다 환자의 마음가짐이나 생활태도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절망하지 말고 평생 함께 가야 하는 친구로 생각하고 병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에게 맞는 적절한 운동을 하고, 스트레스를 피하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다.

허규찬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허규찬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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