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여규 국민연금공단 대전세종지역본부장
이여규 국민연금공단 대전세종지역본부장
요즘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연금 수급자들에게 연금을 받으면서 불편한 점은 없는지,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뭐가 있는지 종종 묻곤 한다. 다행히 많은 이들이 큰 금액은 아니지만 따박따박 제 날짜에 입금되니 정말 좋다고 한다. 게다가 연금 나오는 날이 공휴일이면 그 전날 입금되니 어느 자식이 이렇게 하겠냐며 만족해 하니, 그런 얘기를 들으면 하루의 피곤이 싹 사라진다.

국민연금제도가 1988년 1월 처음 시행됐으니 벌써 34년이 돼 간다. 사람으로 치면 어엿한 사회인으로 제 몫을 할 나이이니 국민연금제도가 시행 초창기의 어려움을 딛고 자리를 잡을 때가 됐긴 하다.

1988년 신입직원이었던 나는 왜 강제로 가입시키냐며 항의하는 가입자들의 전화를 받으면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며 국민연금법과 노후준비의 필요성을 어설프게 설명하곤 했다. 당시만 해도 노후준비의 필요성에 대해 지금처럼 폭 넓게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았던 터라, 대다수 사람들이 지금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노후준비냐며 버럭 화를 냈었고 어떤 이들은 개인연금에 가입했으니 국민연금은 필요없다고도 했다. 새내기 직장인이었던 우리가 항의 민원에 힘들어 하자 당시 부장님은 `연금 수급자가 300만 명이 되면 이런 불만 민원은 모두 사라질 것이다`라며 우리를 위로했다. 현재 국민연금 수급자가 550만 명이 넘고 연금이 살림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가입하기를 정말 잘 했다는 가입자들의 말을 들으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개인연금을 가입했다는 이들은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을 모두 받을 테니 더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가입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국민연금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지급하는 반면 개인연금은 약정금액을 기준으로 지급한다는 점이다. 즉, 국민연금은 과거에 낸 연금보험료를 연금을 받는 시점의 현재가치로 환산해 연금액을 산정하기 때문에 그동안의 물가상승분이 반영된다. 이뿐만 아니라, 연금을 받는 중에는 매년 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만큼 연금을 인상해 지급하기 때문에 실질가치가 항상 보장된다. 반면, 개인연금은 물가가 상승해도 실질가치가 보전되지 않아 연금액은 증가하지 않는다. 요즘같이 인플레이션이 걱정되는 시기에 더 돋보이는 국민연금이다.

두 번째, 국민연금은 살아 있는 동안 평생 받고, 사망 후에는 생계를 함께한 배우자에게 유족연금이 지급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연금은 `일정기간 지급`과 `평생 지급` 중 택할 수 있으며, 사망할 경우 지정인 또는 법정상속인에게 약정금액이 지급된다.

세 번째, 개인연금은 중도해지가 가능하나 국민연금은 불가능하다. 사회생활 시작과 동시에 국민연금에 가입하고, 살아있는 동안은 따박 따박 연금이 나오므로 국민연금은 우리와 뗄래야 뗄 수 없는 내 생애 최고의 파트너임이 틀림없다.

이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진가가 드러나고, 우리 삶의 최고의 동반자인 국민연금은 앞으로도 `모두 함께 행복한 국민, 든든하고 신뢰받는 연금`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이여규 국민연금공단 대전세종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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