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즐기는 이유에서 얻는 경험과 지식
우리사회 관통하는 사회학적 담론까지

수영의 이유 (보니 추이 지음·문희경 옮김/ 김영사 / 324쪽)
수영의 이유 (보니 추이 지음·문희경 옮김/ 김영사 / 324쪽)
물에서 유희와 익사는 한 끗 차이다. 즐겁게 수영하다가도 순간 위태로워질 수 있다. 이 책은 `그럼에도 사람들은 왜 수영을 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사람들이 수영을 즐기는 이유를 심층 탐구하겠다는 목표 아래 여러 국경과 학문의 경계를 오가며 건진 생동감 넘치는 지식과 이야기들이 모였다.

저자는 수영하는 이유를 생존과 건강, 공동체, 경쟁, 몰입이라는 큰 주제로 나눠 각각의 이유에 대해 경험을 나눠줄 사람을 직접 찾아가 함께 대화하고 수영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바다에서 홀로 6시간을 헤엄친 끝에 살아남은 항해사 구드라우구르와 다리를 잃을 뻔한 사고로 크게 절망하다 수영을 통해 건강과 도전 정신을 얻은 마라톤 수영선수 킴 챔버스 등, 수영으로 인생의 제2막을 연 인물들을 통해 `생존을 위한 수영`을 탐구한다.

그런가 하면 수영에는 `차별`과 `다양성`, `평등`과 같은 사회학적 이야기도 담겨 있다. 저자는 다양한 사람이 함께 수영을 배운 `바그다드 수영클럽`을 통해 국적과 성별·계급·빈부에 관계없이 물에 함께 있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으로 시공간을 함께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한다. 폭격이 터지는 이라크 바그다드에 파견된 미국 정부 직원들이 서로 수영을 알려주고 배우며 위계질서를 허물어뜨리고, 함께 즐거워지며 화합을 이룬다는 것이다.

수영이라는 소재로 결국 인간의 특성을 말하는 이 책은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귀결된다. 누구나 수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수영에 얽힌 사연이 하나쯤은 있다. 처음엔 물에서 위험에 처하지 않기 위해 수영을 배우지만, 신체적 건강과 함께 희로애락과 몰입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한 기억과 경험이 켜켜이 쌓이며 물에 대한 인상을 형성하고, 그 인상과 기억이 다시 이 책으로 이끈다. 수영을 즐기는 사람은 물론, 깊이 있으면서도 흥미로운 지식을 얻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직접 수영하기 어려운 코로나 시대에, 수영을 이야기하는 책 속으로 "풍덩" 빠질 시간이다.이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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