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대구는 주로 세종기지 부두 앞 수심 2-5미터의 바위틈이나 해조류 더미 사이에서 많이 관찰되는데, 서식은 주로 더 깊은 10-30미터의 물풀이 있는 바닥에서 한다. 때로는 썰물에 달아나지 못해 조간대나 바위틈에 갇히는 경우도 있다. 남극 대구는 낚시나 그물로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는데, 인간의 손이 거의 닿지 않아 양이 풍부하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잡을 수 있다. 채집한 남극 대구는 실험을 위해 세종아쿠아존에 축양한다. 세종아쿠아존은 6개의 사육을 위한 수조, 공기를 주입시키기 위한 장치, 수조별 온도조절기와 냉각기, 전기 공급을 담당하는 장치가 있다. 펌프와 냉각기를 이용해 물을 지속적으로 순환시키는데, 물이 일정한 높이를 넘으면 흘러 나갈 수 있도록 하여 새로운 해수를 계속 유입하고 배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세종아쿠아존에 보관 중인 대구를 먹이기 위해 남극에서 흔히 서식하는 크릴새우가 필요한데, 남극 대구의 채집이 끝날 즈음 때 맞춰 세종기지 앞 해안으로 많은 양의 크릴이 떠 밀려왔다. 덕분에 남극 대구는 포식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기지에서 얼마간 사육이 끝나고 남극 대구는 좀 더 깊이 있는 실험을 위해 한국으로 이송되었다. 총 62마리를 선적해 보냈는데, 이송 도중 일부는 죽고 45마리가 현재까지 극지연구소에서 실험에 잘 쓰이고 있다. 이렇게 많은 대구를 한국으로 이송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하니, 남극 대구를 채집하고 사육하고 이송하는데 도움을 준 월동대원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향후 연구소에서는 남극 대구를 이용하여 추운 환경에 적응된 남극대구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동상치료나 결빙방지물질 등의 개발에 응용할 예정이다. 나아가 남극 대구는 한국의 수산 어종과도 접목해서 추운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어종의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김성중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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