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의 향상과 함께 주 5일 근무제가 자리를 잡았고, 유연근무제의 일환으로 금요일에는 오후 4시에 퇴근해 이제는 소비를 더욱 촉진시킨다고 한다. 우리의 소비성향이 일부 상류층의 고소비만을 노리던 백화점시대에서 다양한 층의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대형 복합쇼핑몰 시대로 바뀌었다. 대전에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유명 쇼핑몰이 들어서 있다. 쇼핑몰은 단순히 물건의 사고파는 장소의 개념을 넘어서, 여가를 즐기는 공간으로 진화돼 가고 있다. 길어진 여가 시간에 여행도 하지만, 가까운 도심에서 쇼핑과 다른 재미를 같이 즐길 수 있는 쇼핑몰을 찾는 경우가 흔해졌다. 원래 복합 쇼핑몰에는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많은 콘텐츠가 있기 마련인데, 아직 대전에는 광장이나 공연장 혹은 전시 등 문화예술 공간이 있는 곳은 흔치 않지만, 주차가 편리하고 접근이 용이해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다.

선거철이 되면 대전을 앞으로는 첨단과학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외치지만, 매 번 실속이 없다. 1900년대 초 대전의 시작이 철도도시에서 한때는 피혁·방적 등이 으뜸산업이었으나 현재는 소비산업만이 성행하고, 인근에 대덕연구단지가 있으니 다른 표현이 적절치 않아 내치는 소리 같다. 전국 가는 곳마다 첨단과학 산업단지가 없는 곳이 없고, 단체장마다 서로 내가 유치한다고 한다. 하지만 첨단과학과 4차 산업만이 꼭 미래를 이끌고 일자리를 지키는 산업이 아닐 것이다. 앞으로는 맑은 공기와 푸른 숲, 깨끗한 물을 유지하는 도시가 최우선이 될 것이다. 이제는 모든 시민이 뜻을 모아 환경 개선과 보존 원칙을 잘 지키는 도시로 만들어 건강을 함께 누리며 살아 나가야 할 것이다.

이에 위치적 여건이 양호한 대전 중구 안영 톨게이트 인근의 경륜장과 대형물류센터를 유치하려던 부지에 화훼묘목단지를 조성할 것을 제안한다. 보다 더 체계적으로 기획해 도농연계산업인 화훼묘목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대규모 마트가 들어서면 복잡한 도심의 쇼핑몰보다 많은 시민들이 찾아갈 것이고, 타 도시와의 경쟁에서도 앞서게 될 것이다.

선진국에 가보면 대형마트 수만큼이나 반드시 묘목화훼 쇼핑몰이 있다. 온갖 식물과 종묘, 농자재, 비료, 정원 자재, 화분 등을 파는 커다란 쇼핑몰 한편에는 어울리게 꾸며진 카페가 있어 식음료도 제공된다. 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넓고 여유로운 자연을 즐기다 묘목과 모종을 구입해 집으로 돌아가 정원을 꾸미고 발코니에 꽃을 심는 여유로움을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 교통의 중심지이고, 기후조건이 양호해 선점한다면 반드시 큰 효과를 볼 것이다. 더불어 인근에 위치한 오월드의 동물원과 플라워랜드의 연계로 이용이 배가될 것이다. 이제는 맑은 하늘과 함께, 예쁜 꽃과 싱싱한 나무가 함께 자라는 사회적 경제 가치를 높이는 쾌적한 대전을 만들자. 유병우 (주)씨엔유건축사사무소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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