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SNS를 이용해서 각종 소식과 유익한 글을 전하는 것이 일상화 돼 있다. 최근 필자의 친구들로부터 받은 글 가운데 요즘 같은 세상에 다시금 생각을 하게 한 글이 있었다.

어떤 사람들이 신부님에게 다가가 "신부님,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라며 질문했다. 그러자 신부님은 정색을 하며 "기도는 신과 나누는 엄숙한 대화인데 그러면 안 되겠지요"라고 답했다. 이 대답을 전해들은 다른 친구가 "그건 자네가 질문을 잘못했기 때문이네. 내가 다시 여쭤보겠네"라며 신부님에게 다가가 "신부님, 담배를 피우다가 기도를 하면 안 되나요"라고 물었다. 이에 신부님은 "기도는 때와 장소를 가릴 필요가 없는 것 이지요, 담배를 피우다가도 기도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글은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고 이미 많은 분들이 SNS를 통해 접해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한 필자가 오래 전에 중학교에서 음악교사를 했었을 때 학생들에게 음악에 관한 어떠한 질문이라도 대답해 줄 테니 질문하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쥐꼬리만큼 아는 음악이론을 가지고 음악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어쭙지않은 자신감을 보인 허풍이었는데, 이내 각종 질문이 쏟아졌다.

그중에 나를 진땀나게 한 질문은 "선생님 음계에서 미,파와 시,도는 왜 반음 이에요"였다. 이 질문에 순간 나는 "나는 이게 왜 궁금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잠시 멍하게 있었다. 그리고 그야말로 얄팍한 음악사적 지식과 음악이론으로 횡설 수설 설명을 했다. 장조와 단조, 중세의 교회선법과 피타고라스 음계 그리고 4현음(테트라코드)을 설명하면서 겨우 설명을 마치긴 했으나 질문을 한 학생은 이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못 알아들은 얼굴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정말 이것을 잘 알고 있다면 중학생이 아니라 초등학생이라도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내가 진정 아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요즈음 무엇이 옳은 이야기인지 알 수 없는 일이 많다. 어찌 보면 이 사람이야기가 옳고 또 달리 보면 저 사람 이야기가 옳다. 그러나 이 사회가 정답을 가리기 어려운 학술적인 문제가 아니고 살아가는 문제만큼은 초등학생도 옳고 그름을 쉽게 판단을 할 수 있는 분명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병권 대전예술의전당 관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