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노동자 2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8일 발생한 이 공장 C지구내 원료공장의 이른바 협착사고 후유증이 여전한데 어제도 또 사람의 희생자를 낳았다. 개발연대 시절엔 공사 속도전과 사람 목숨을 맞바꾸곤 했다. 당진공장내 잇단 재해는 언뜻 그 시절 어두운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글로벌 철강 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현실이 무색해 보인다.

생산·건설 현장에서의 산업재해 리스크는 안전관리 시설 개선 및 신속한 구호체계 작동, 그리고 책임 있는 주체의 노동력 배분·투입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노력을 경주해도 아차 하는 순간 사고가 현실로 닥치기 때문에 선제적인 대응과 대비책이 강조된다. 두 건의 사망사고는 재해예방망에 구멍이 뚫려있음을 방증한다. 앞선 협착사고로 숨진 30대 희생자의 경우 노조측은 "예견된 사고"라고 규정했다. 뒤집어 말하면 사전 안전 대책 강화와 함께 작업환경에 대한 위험요소를 제거했더라면 참변을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협착사고는 작동중인 기계 설비에 인체의 일부가 끼이거나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일컫는다. 끔찍하고도 극한의 3대 산업재해다. 이 와중에 어제 오전에 또 한 명의 젊은이가 열연 공장내에서 희생됐다. 경찰은 크레인 작업중에 불의의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라고 한다. 어제 일도 협착사고에 버금가는 추락재해로 분류된다. 이러다 당진 공장 A·B·C지구에서 돌아가며 희생자가 안 나온다는 보장이 없을 것이다. 더구나 현장 노동자들은 목숨을 담보해가며 작업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런 부조리가 다시 없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지역사회에 입지한 대기업집단의 상징과도 같다. 고로 3기 가동으로 일관제철소 체제를 갖추면서 연산 조강능력 2400만 톤을 자랑한다. 이런 당진공장을 그룹 회장이 이따금 방문하는 것으로 볼 때 관심과 애정이 각별함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당진공장 이면엔 산업재해 단골기업이라는 그늘도 드리워져 있다. 이 '죽음의 공장' 오명을 씻어내지 못하면 종국엔 시장의 배척을 받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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