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그 서커스단은 인도에서 세계 최대의 괴물 킹코브라를 구입했는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엄청난 돈으로 세계 최대의 범을 구입했었다. 몸무게가 400㎏가 넘는 시베리아 대호였다. 그 범은 잘보면 아주 엷은 황갈색 바탕에 희미한 검은 줄이 있기는 했으나 멀리서 보면 몸 전체가 온통 흰색으로만 보였기 때문에 백호라고 말할 수 있었다. 3m나 되는 큰 우리에 꽉 찬 그 거물범은 그 서커스단의 자랑이었으며 그 녀석을 본 관객들은 크게 놀라워하고 또 두려워했다.

서커스단은 그 범을 서커스단의 상징으로 삼고 선전을 하고 있었는데 사실 그 범은 아무 재주도 부리지 못하고 가만이 있기만 했으나 그 값어치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범은 그렇게 가만히 모시고있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 범이 처음 서커스단에 들어왔을 때 서커스단은 런던에서 그 범을 앞세우고 거리를 행진하면서 선전을 했으나 그게 잘못이었다.

우선 그 엄청난 괴물범을 보려고 런던 중심가의 교통이 마비되어 버렸다.

교통이 마비되었을 뿐만 아니라 교통경찰관이 타고 있던 말이 그 범을 보고 비명을 지르면서 도망갔기 때문에 타고났던 경찰관이 바로 병원으로 들어갔고 놀란 소달구지가 질주를 했기 때문에 그걸 끌고 있던 소들이 쓰러져 그 중 한 마리는 죽었다.

그 범은 런던의 거리에서 소란을 일으켰을뿐만 아니라 서커스단안에서도 크고 작은 소란을 일으켰다.

우선 백수의 왕인 사자들이 겁을 먹고 엎뜨려버렸다. 아프리카산 사자는 몸무게가 고작 200㎏였기 때문에 사자들은 자기들보다 덩치가 두배나 큰 그 범을 보고 그만 그 자리에 엎뜨려 사육사들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사자들뿐만 아니라 동족인 인도 범들까지도 그랬다.

다행히 사육사들의 비상조치로 큰 사고는 일어나지않았으나 서커스단의 일정을 온통 바꿔야만 했다. 바꿔진 일정에서 그 거물범이 하는 일은 그저 무대에 나와 젊잖게 인사를 하는 것뿐이었으나 관객들은 그래도 그 세계 최대의 맹수에게 경의와 박수를 보냈다.

서커스단은 그래서 욕심을 냈다. 그 거물수범을 다른 암컷과 교배시켜 새끼를 생산하려는 계획이었다. 거물범의 새끼가 낳으면 그놈들도 또한 엄청난 거물이 될 것이기때문이었다.

그 거물범은 한창 나이의 수컷이기 때문에 서커스단 안에 있던 암범을 보자 좋아라고 마구 덤벼들었다. 그러나 그 녀석이 교미를 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놈을 보자 암범들은 모두 비명을 지르면서 도망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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