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16년도 식품산업 주요지표'에 따르면 2014년 현재 우리나라 음식점은 65만 1000개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보면 한식음식점이 30만 1939개로 가장 많고, 커피숍 등 비알코올 음료판매점이 5만5693개로 뒤를 이었다. 단일 품목으로는 치킨전문점이 3만1529개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음식점 숫자는 지나치게 많다. 인구 78명당 1개 꼴이다. 일본의 2배, 미국의 6배에 달하는 수치다.

음식점 숫자가 3년전에 비해 4만4000개나 늘었다는 것은 결코 반길 일은 아니다. 국내 고용시장의 탄력성이 떨어지면서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증가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생계형 자영업은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고, 적은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다 보니 50대이상 은퇴자 뿐만 아니라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20-30대 청년층까지 가세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숙박·음식점업 20대 취업자는 전년에 비해 3만명 넘게 늘었다고 한다. 취업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20대 신규 취업자의 절반 정도가 숙박·음식업에 몰린 셈이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배에 달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생계형 창업은 경기상황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는 탓에 국가경제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국세청의 분석에 따르면 자영업 생존율은 16.4%밖에 안된다. 창업한 6개 중 1개만 살아남는 상황이다. 가계 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올해들어 7월까지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은 12조7000억원이나 늘었다. 누적액수로는 250조원이나 된다. 정부는 취업자 수가 55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지난달 취업자 수가 233만명으로 1년전 동기간에 비해 5.6% 늘었다며 국내 고용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속빈 강정이나 다름없다. 국내 고용시장의 안정을 위한 대책마련에 빨리 나서야 한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