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에서 손학규·안철수 영입 주장이 나온 모양이다. 전당대회 당권 주자인 이주영 의원이 그제 토론회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발언 배경과 관련해 어제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필요하면 영입을 해서라도 강력한 대선주자들을 내놓겠다는 뜻"이라는 보충설명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당 바깥에서도 문호를 활짝 개방해서 공정한 경선 무대에 많은 분들을 등장시킬 필요가 있다"는 말도 했다.

이 의원의 발언 행간을 못 읽는 바 아니나, '손·안 영입론'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고문이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새누리당 울타리로 들어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각자 당적을 갖고 있는 데다 손 전 고문은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패배 후 탈당한 전력이 있으며, 안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박차고 나가 신당을 만들어 4월 총선에서 원내 3당을 태동시킨 주역이다. 그런 사람들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으로 유(U)턴하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 의원은 두 사람을 지목해 영입 주장을 폈다. 그들이 스스로 결단할 가능성이 0 %에 가깝다는 점에서 공허한 메아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모르지 않을 터인데도 이 의원이 그런 얘기를 한 것은 새누리당이 보유한 대선후보급 인적 자원이 상대적으로 빈곤한 현실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 여론조사 지표를 보면 새누리당의 정권재창출 전망은 회의적이라 할 만하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여권후보로 상정해도 야권 부동의 1위인 문재인 전 대표와 0.1% 박빙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반 총장이 새누리당 우산 속에 들어오지 않으면 답이 안 나온다. 게다가 여야 대선주자군 프레임의 구조화가 빠르게 진행되면 힘 한번 제대로 못 쓸지도 모른다.

어제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년 19대 대선에서 33.2%가 새누리당을 지지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40.6%를 기록한 더민주에 비해 한참 뒤쳐지는 수치다. 당 지지도가 이럴진대 손·안을 데려오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발을 뻗으려면 누울 자리를 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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