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불안증세를 보이던 고씨가 친인척들에게 학대 사실을 밝히면서 경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고씨는 축사 주인 김모(68)씨 부부에게 강도 높은 노동과 폭행 등 신체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씨가 강제노역을 당한 축사에서는 현재 한우와 육우 40여마리를 기르고 있지만 지난 2013-2015년만 해도 연평균 100마리 안팎의 소를 사육한 것으로 확인됐다.이곳에서 사료를 주거나 분뇨를 치우는 궂은 일은 모두 고씨의 몫이었다.

최근 경찰이 축사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고씨는 새벽 5시부터 하루 평균 12시간 가량 축사에서 일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김씨 부부가 폭행을 가했다는 고씨의 진술도 나왔다. 고씨의 친척 A씨는 "농장주가 막대기로 때리거나 방바닥을 두들기며 겁을 줘 도망친 적도 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지난 15일 복지전문가와 상담가, 가족이 배석한 자리에서 이뤄진 경찰 조사에서도 고씨는 주인에게 맞았냐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었다. 김씨 부부는 고씨에게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는 방법으로도 학대를 가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의 축사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고씨가 밥도 못 먹고 밖에 나와 있길래 농장주한테 가서 `일을 부려 먹으면서 밥도 안 주느냐`고 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오상우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