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트램 시범노선이 확정됐다고 한다. 어제 대전시는 동구 동부네거리에서 대덕구 동부여성가족원을 잇는 2.7㎞ 구간의 A라인과 충남대에서 원골네거리에 이르는 2.4㎞ 구간의 B라인 등 2곳에 2020년부터 트램을 시범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시범노선이 확정된 A라인은 교통수요가 많고, B라인은 교통소외지역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트램 시범노선안에 따르면 A라인은 기존 7개 차로 중 2개 차로가 트램 전용이 되고, 정류장이 들어서는 4곳에서는 트램 이용차선이 3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B라인은 중앙분리대 구간을 활용해 트램을 운영함으로써 기존 8개 차로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정류장이 들어서는 구간에 한해서만 1개 차로가 줄어든다. 시는 861억 원의 예산을 들여 2018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0년에 개통할 방침이라고 한다.

대전시가 2014년 12월에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을 트램으로 결정한 뒤 1년 4개월 만에 시범노선이 확정된 것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트램이 대전의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선을 보이기까지 앞으로 4년이 남았다. 트램이 도입되기 위해서는 기존 교통체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만큼 4년이라는 기간이 결코 넉넉하지는 않다. 기존 도로에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대신 트램을 얹는 식의 안일한 추진이 이루어질 경우 트램은 실패한 신교통수단이 될 수 밖에 없다.

트램 정류장이 설치되는 구간의 경우 일반차량용 차로 감소에 따른 교통체증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가 최대 관건이다. 특히 A라인의 경우 일부 구간은 7개 차로가 4개로 줄어들게 된다. 심각한 교통체증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트램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기존 교통체계 개선과 함께 시뮬레이션을 통한 충분한 연구가 필요한 이유이다. 또한 트램 노선을 BRT처럼 중앙분리형으로 설치할 지, 기존 버스 탑승처럼 도로변에 설치할 지 여부에 대해서도 실증적인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신교통수단이라는 이유로 무턱대고 트램을 설치했다가 오히려 도시철도 2호선 논란을 가중시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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