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기아체험 청소년 봉사단'

 기아체험 청소년 봉사단 학생들이 지난 23일 월드비전 대전·세종·충남지부에 모여 '사랑의 빵' 저금통을 개봉하고 있다. 왼쪽부터 곽윤진, 이미연, 김아영, 김승환, 김리원 학생.
기아체험 청소년 봉사단 학생들이 지난 23일 월드비전 대전·세종·충남지부에 모여 '사랑의 빵' 저금통을 개봉하고 있다. 왼쪽부터 곽윤진, 이미연, 김아영, 김승환, 김리원 학생.
입시에서 '봉사활동'이 화두(話頭)다. 봉사활동은 대학입시는 물론 고교입시에서도 학생의 인성과 자질뿐만 아니라 전공적합성까지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봉사 자체의 의미 뿐만 아니라 학교생활기록부에 올린 활동 내역까지 생각하다 보니 학생과 학부모들이 봉사활동을 선택하는 기준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보다 진정성 있고, 보다 자신의 전공적합성을 잘 나타낼 수 있는 봉사활동을 찾으려는 고민도 많다. 여러 기관과 단체에 수많은 봉사활동 프로그램이 있지만 나에게 꼭 맞는 봉사활동을 찾는 게 쉽지만은 않은 게 현실이다.

월드비전 대전·세종·충남지부 전광석 지부장은 "봉사를 시간 채우기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통해 '봉사'의 참 뜻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기아체험 청소년 봉사단'은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나눔과 봉사를 실천할 수 있는 월드비전의 기아체험 멤버십 프로그램으로,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키우고 올바른 인성을 함양한 글로벌 인재로의 성장을 돕는 청소년활동 프로그램이다. 월드비전은 전 세계 100여 개 국에서 1억2000여 명의 지구촌 이웃들을 위한 구호, 개발 및 옹호사업을 진행하는 세계적인 국제구호개발 NGO다. 지난 1991년부터 청소년들에게 지구촌 기아(飢餓)문제에 대한 이해를 확산시키기 위해 기아체험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아체험 청소년 봉사단에 가입하면 다양한 교육, 체험, 봉사, 나눔활동에 참여해 나눔과 실천에 대한 통합적인 교육을 받게 된다. 교육활동에는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 세계시민 캠페인, 기아체험 온라인 교육 등이 있다. 체험활동은 전국 권역별 기아체험, 내가 만드는 기아체험, 세계시민학교 체험이 포함되며, 봉사활동에는 '꽃들에게 희망을' 캠페인, 연탄나눔 봉사활동, 사랑의 빵 나눔 봉사활동, 해외봉사활동 등이 있다. 나눔활동은 월 1만원의 정기후원으로 월드비전의 해외사업을 후원한다.

봉사단의 연간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모두 참여하면 1년에 최대 29시간의 봉사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다. 오프라인 활동은 대부분 토요일과 방학 중에 진행되며 봉사단 가입 후 온라인 교육을 이수해야만 연간 프로그램 참여가 가능하다. 월드비전은 학생들의 학업 일정에 맞는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1시간, 2시간, 4시간 등 자유롭게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 23일 월드비전 대전·세종·충남지부에서는 특별한 봉사활동이 있었다. 기아체험 청소년 봉사단 5명의 학생이 모여 충남지역에서 모금된 '사랑의 빵' 저금통을 개봉하는 작업에 참여했다. '사랑의 빵'은 지난 1991년부터 시작된 나눔 저금통으로, 작은 동전이 차곡차곡 모여 큰 사랑이 되어 도움이 필요한 지역과 아동들의 생명을 살리는 저금통 후원방법이다.

이날 학생들과 함께 활동에 참여한 강은희 팀장은 '사랑의 빵' 모금운동을 통해 지난해 대전·충남지역에서 모금된 2억6000만원으로 아프리카 잠비아에 '카토바중학교'를 건립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모금액으로는 대지진의 피해로 아직도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네팔지역의 재건사업과 학교 재건축, 아동심리센터운영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5명의 학생들은 동전이 모여 가난한 나라에 학교를 세우고 아이들을 돕는다는 설명에 감동을 받고 자신들의 봉사활동에 뿌듯함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월드비전의 여러 봉사활동에 참여해온 곽윤진 학생(대전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2학년)은 봉사활동의 경험을 통해 적성을 발견하고 이를 전공으로 발전시켰다. "어려서부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에서 기쁨과 보람을 느꼈다"면서 "더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3년간 300시간 정도 봉사활동을 다녔고 꾸준한 봉사활동으로 매년 교내 봉사상을 받았다. 고 2 때는 대전시교육청 주관 봉사대회에서도 상을 받았다. 초등 때부터의 지속적이고 진정성 있는 봉사활동과 수상 경력으로 대학입시에서도 남다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 학생부와 자소서를 통해 사회복지학과에 대한 자신의 전공적합성을 충분히 부각시킬 수 있었다. 다양한 봉사활동 경험은 전공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남을 도와주고, 내가 도움받은 것을 되돌려주고 싶단다. 이미연(대전 가오고 2학년) 학생도 초등학생 때부터 아빠와 함께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에서 보람을 느껴 앞으로 대학에서도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기로 했다. 독거노인 방문 등 다른 봉사활동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기아체험과 연탄나눔 봉사활동에 참여한 김승환(세종 종촌중 3학년) 학생은 "기아체험을 통해 아직도 굶주리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나 충격적이고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연탄나눔 봉사활동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대전에 아직도 연탄을 사용하는 가정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어려운 이웃에 대한 지원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김리원(종촌중 3학년) 학생도 "기아체험에 참여해보니 사람들이 기아문제에 관심이 별로 없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은 학업에 동기를 부여해주는 효과도 있다. 김아영(가오고 2학년) 학생은 공부하다 게을러 질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는다. "공부를 하고 싶어도 형편이 어려워서 못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좋은 환경에서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봉사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라는 말을 새삼 되새겨본다. 이지수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지수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