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청 사업진행 절반 그쳐 올해도 재원확보 방안 불투명

대전 초·중·고교의 노후된 급식기구를 교체하고 식당을 증축하는 등 급식실을 현대화하는 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누리과정 재원 부담이 확대되며 당초 목표했던 학교 수의 절반 정도만 현대화 사업을 완료한 가운데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며 향후 재원확보 방안도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4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초등학교 5곳, 중학교 18곳, 고등·특수학교 16곳 등 총 39개 학교를 대상으로 학교급식 시설 현대화사업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해까지 급식시설 신설을 포함해 사업을 완료한 학교는 초 3곳, 중 11곳, 고 8곳 등 22곳(56.4%)에 불과하다.

현대화 사업의 목표달성률이 절반에 그친 것은 유아 누리과정, 초등돌봄교실 등의 재원 부담이 늘어나며 급식실 현대화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급식실 현대화 사업은 기존 급식실에서 노후된 급식기구를 교체·현대화하는 사업과 교실배식학교 등에 급식실을 신설·증축해주는 사업으로 나뉘는데 학교 여건에 따라 지원되는 예산은 천차만별이다. 급식기구 교체는 학교 1곳당 4억 원 정도가 소요되는 반면 급식실 신설이 요구될 때는 다목적강당 건립과도 맞물려 학교 1곳당 최대 20억 원이 소요된다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시교육청은 2013년 급식기구 교체 예산 16억 원과 급식실 현대화(시설공사) 예산 146억 원을 확보해 15개 학교를 지원했지만 2014년에는 급식기구 교체 예산 13억 원만 확보해 급식실 현대화 사업을 전혀 진행하지 못했다. 지난 해에는 급식기구 교체예산 13억 원과 급식실 현대화 예산 49억 원을 확보해 7개 학교를 지원하는데 그쳤고 올해는 본예산에서 급식기구 17억 원, 급식실 현대화 36억 원 등의 예산을 확보해 3개 학교만 지원할 계획이다.

예산이 급격하게 줄어든 시기는 누리과정 확대 시기와도 맞물린다. 누리과정은 2012년 만 5세 지원을 시작으로 2013년부터 만 3-4세로 확대됐는데 재원부담이 매년 300여 억 원씩 늘어나면서 2014년 급식실 현대화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과 관련된 논란이 지속되면서 나머지 학교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 확보 방안도 뚜렷하지 않은 상태다.

시교육청은 여전히 시설 현대화가 이뤄지지 않은 초 2곳, 중 5곳, 고 7곳 등 14개 학교와 관련해 올해 추경이나 내년 본예산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미편성된 유치원·어린이집 누리과정 6개월분에 해당하는 예산만 642억 원에 달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마다 적게는 수 억 원에서 많게는 20억 원까지 소요되는 사업이다 보니 2013년 수요조사를 통해 계획했던 것보다 재원확보가 어려워 늦어진 측면이 있다"며 "올해 교육청의 무상급식 재원분담률을 높인 것을 계기로 대전시로부터 지원받는 비법정전입금 증액을 통해 추경에서 추가 재원을 확보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누리과정 등 재원문제가 산재해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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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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