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입고 서빙하는 육군 예비역 장교 4人, 카페공동운영 우승균·노경식·한승수·김지웅씨

같은 부대를 전역한 육군 장교 4명이 1일 국군의 날을 맞아 군복을 입고 카페를 운영해 화제다. 사진은 한승수씨(왼쪽부터), 우승균씨, 김지웅씨 노경식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김대욱 기자
같은 부대를 전역한 육군 장교 4명이 1일 국군의 날을 맞아 군복을 입고 카페를 운영해 화제다. 사진은 한승수씨(왼쪽부터), 우승균씨, 김지웅씨 노경식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김대욱 기자
"오랜만에 전우들과 함께 군복을 입으니 남다릅니다"

같은 부대를 전역한 육군 장교 4명이 한 자리에 모여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 화제다. 더욱이 이들은 10월 1일 국군의 날을 맞아 정복을 입고 서빙을 하는 이벤트를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전역 날짜, 나이는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한 때 대한민국의 국토를 사수했던 역전의 용사들이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카페 `빌더스 커피`의 대표를 맡고 있는 우승균(30)씨를 비롯해 노경식(24)씨, 한승수(23)씨, 김지웅(24)씨. 이들은 강원도 삼척의 부대에서 함께 나라를 지키며 동고동락한 사이다.

우씨는 "부대에서 함께 지냈을 때부터 넷이서 함께 고생하면서 전우애를 다졌고 특히 서로의 가치관이 같았기에 지금까지 함께 지낼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전역 후 카페를 차리게 되면서 다시 한자리에 모이게 됐고 위계질서를 벗어나 동등한 입장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군의 날, 이들이 입은 국방색의 정복은 유난히 빛났다. 국군의 날을 맞아 특별한 이벤트를 열고 싶었던 것. 모두가 군복무를 했던 만큼 회의를 거쳐 이 날만은 모두가 정복을 입고 서빙을 하기로 결정했고 곧 행동으로 이어졌다. 정복 착용 뿐만 아니라 현역사병,장교 등이 카페를 방문할 시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했다.

부대에서 부중대장이었던 노씨는 "대학가 인근에 카페가 위치한 만큼 젊은 세대들의 군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며 "남북관계에서도 불편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그 순간에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군인들의 노력을 알아줬으면 하는 생각에 이벤트를 열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육군 대위로 전역한 우씨는 뉴질랜드 영주권을 포기하고 장교로 임관했다. 우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대한민국 남자로 태어났다면 군에 입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군입대는 선택이 아닌 운명이었다고 덧붙였다.

우씨는 "군생활을 하면서 처음에는 장기복무를 원했지만 더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 있을까 찾던 도중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가는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기존의 카페운영방식을 벗어난 아르바이트 없는 모두가 정직원인 평등한 조직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침 카운터에서 우렁찬 경례소리가 들렸다. 얼마 전 소위로 임관한 현역 장교가 카페를 찾아온 것. 정복을 입은 4명을 보고 선임 장교로 여기고 경례를 한 것이다. 우씨는 미소를 띄우며 서로 간 근무지역을 얘기했고 이어 무료로 음료를 제공했다.

2소대장을 맡았던 한씨는 "4명 모두 군생활을 했기 때문에 임관을 앞둔 신임장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전문(?)상담사들이라고 생각한다"며 "가끔씩 머리를 짧게 깎은 후임장교들이 방문하는 경우가 있는데 먼저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막내 기수 김씨도 "앞으로도 좋은 인연으로 계속 남아 서로의 꿈에 한발짝씩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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