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지방대 활성화 방안' 의미

교육부의 지방대 활성화 방안은 신입생 확보 지원에 방점이 찍혔다. 당장 2018학년도부터 대입정원이 고교졸업자 수를 넘어서고, 2023년에는 초과정원이 16만여 명에 달해 불과 4년 뒤부터는 학생수 부족으로 폐교하는 대학이 나오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 감사원의 `대학 교육역량 강화시책 추진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23학년도에 폐교 위기에 처할 수 있는 대학 수를 추산한 결과 4년제 대학(231개·방통대 및 사이버대학 제외) 중 78개, 전문대학(167개·기능대 포함) 중 67개 등 145개에 달했다.

이들은 모두 사립대로 이 중 132개교가 지방 소재 대학이다. 그만큼 지방사립대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교육부는 강력한 구조 조정을 전제로 지방대들이 활로를 모색하도록 해외 유학생 유치 방안을 제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게 유학생의 가족이나 친지에 대한 국내 일자리 쿼터 부여다. 그동안 지방대들은 신입생 확보를 위해 해외 유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었지만 대전지역 일부 대학에서 보듯 유학 뒤 이탈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왔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동남아시아 국가나 아프리카 지역 유학생들에게 `취업 쿼터`라는 유인책을 제시할 경우 신입생 확보에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마을 연구 관련 학과 등 유학생 유치를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 도입 방안도 제시했다. `새마을학`을 예시해 사실상의 구조 조정 방향을 내놓은 것이다. 사실 새마을운동은 한국의 경제 개발 모델을 벤치마킹하려는 개발도상국들의 집중적인 연구 대상이다. 최근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 참석치 방한한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새마을운동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새마을운동중앙회를 방문해 지구촌공동체운동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자국 대학생들의 연수도 강력하게 희망했다.

새마을학 같은 특성화 분야 활성화를 통해 위기에 빠진 지방대가 `블루 오션`을 찾아 나갈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국내 대학의 경쟁력 강화로 국내 유학생의 `리턴`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해외 교포 유치에 나서도록 지원하겠다는 것도 주목된다. 관심 중 하나는 유럽공동체(EU)의 교환학생프로그램인 `에라스무스`다. 이 프로그램은 유럽지역 고등교육의 질 향상과 역내 국가 간 문화 이해를 촉진시키기 위해 1987년 도입됐고, 현재 4000여 개 고등교육 기관이 참여할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같은 일부 대학이 여름학기나 학기제 교환학생 등 프로그램을 운영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방대들이 한국과의 공동 개설을 희망하는 유럽 중견 국가들과 함께 추진할 경우 유학생 확보가 다각화되는 효과와 함께 대학 교육의 질이 높아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지방대 지원은 대학의 구조 조정을 전제로 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수술대에 바로 올리는 대신 지방대가 알아서 환부를 찾아 도려내고 대학 특성에 맞춰 교육부가 제시한 방향에 따라 환골탈태를 주문한 것이 특징이다.

황우여 교육부총리는 16일 청와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2018년이면 폐교되는 대학이 나오는 상황에서 늦어도 2016년까지는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대가 자구책을 마련할 시간이 앞으로 1-2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언급으로 더 늦기 전에 지방대 스스로 생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송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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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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