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에 선행 귀감

충주경찰서 김정환(오른쪽)경위와 유호 경사가 30여 년간 끊어졌던 형제의 연을 다시 맺게 해줘 귀감이 되고 있다.  사진=충주경찰서 제공
충주경찰서 김정환(오른쪽)경위와 유호 경사가 30여 년간 끊어졌던 형제의 연을 다시 맺게 해줘 귀감이 되고 있다. 사진=충주경찰서 제공
경찰이 30여 년간 끊어졌던 형제의 연을 다시 맺게 해줘 화제다.

19일 충북 충주경찰서에 따르면 중앙지구대 김정환 경위·유호 경사(사진)는 지난 12일 자정께 교현동의 한 음식점 앞에서 남성이 쓰러져 있어 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신고를 접하고 출동했다.

이들은 노숙자로 보이는 이 남성을 지구대로 임의 동행해 인적사항을 파악하려 했으나 경찰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신원을 숨겼다.

이에 이 남성에게 음료와 담배를 건네며 마음을 안정시키고 2시간 정도 지난 뒤에 이 남성이 경기 화성의 주소를 둔 홍모(52) 씨라고 파악하고 관할파출소인 화성서부경찰서 서신파출소에 긴급 업무협조를 구해 홍씨의 형을 찾아 나섰다.

홍씨의 형은 화성시 궁평항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1시간여의 노력 끝에 형이 운영하는 횟집을 찾아 홍씨의 사진을 메시지로 전송하고 마침내 자신의 동생이 틀림없다는 형의 답변을 듣고 형과의 감격적인 만남을 주선했다.

홍씨를 찾기 위해 그동안 보호시설과 병원 등을 찾아다니는 등 백방의 노력을 했던 홍씨의 형은 결국 이날 30년 만에 동생과 상봉을 하게 됐다.

30년 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고 기억까지 찾지 못하는 상태였던 홍씨는 집을 나간 후 막노동과 노숙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씨 형제는 "30여 년만의 상봉으로 이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정환 경위와 유호 경사는"신원확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형제의 상봉이 30여 년 만이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가족과 같은 심정으로 끝까지 찾아준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충주=진광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