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 한결같은 금실 "할멈이 가장 예뻐"

결혼한 뒤 74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랑을 이어가는 충북 옥천군 군서면 상중리 차상육(94·왼쪽)·이복례(91)씨 부부가  다정하게 손을 잡고 웃고 있다.  사진=옥천군 제공
결혼한 뒤 74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랑을 이어가는 충북 옥천군 군서면 상중리 차상육(94·왼쪽)·이복례(91)씨 부부가 다정하게 손을 잡고 웃고 있다. 사진=옥천군 제공
[옥천]부부의 연을 맺은 뒤 74년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서로 존경하면서 사랑을 이어가는 노부부가 화제다.

주인공은 충북 옥천군 군서면 상중리 차상육(94)·이복례(91)씨 부부. 이 부부는 `장수부부`로도 알려졌지만 `금실좋은 부부`로 더 부러움을 받고 있다.

74년 전 친척중매로 아내를 처음 본 순간 반했다는 차 할아버지와 할아버지를 말없이 따르며 내조해온 이 할머니는 요즘도 서로를 바라보면서 은은한 미소를 주고받는다.

차 할아버지는 "난 지금도 우리 할멈이 이 세상에서 가장 예뻐.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지. 행동 하나하나가 얼마나 이쁜 지 몰라. 내가 매일 업고 다녀도 시원치 않지"라며 애정을 과시했다.

그는 또 "없는 집에 시집와서 5남매를 낳고 모두 훌륭하게 키워 주었어. 집안일 뿐만 아니라 농사도 야무지게 하지. 이렇게 예쁜 짓을 하는데 안 예뻐할 수가 있겠어?" 그래서 가끔 할멈을 업어 주기도 하지"라며 자랑스레 말했다.

"할멈을 등에 업으면 따스한 체온과 할멈에게서만 나는 냄새를 느껴. 평생 나를 따라 준 할멈이 고맙고, 호강을 시켜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들어. 그래서 더 할멈을 업어주고 싶어."

차 할아버지는 20년 전 교통사고로 몸이 좀 불편하지만 이런 마음 때문에 요즘도 할머니를 자주 업고 다닌다. 또 시간이 날 때마다 아내를 위해 함께 손을 꼭 잡고 산책을 나선다.

마을일도 내일처럼 앞장서 바쁜 농사철엔 다른 농가의 일도 함께 거들어 주는 등 동네에서도 부지런한 부부로 칭송받고 있다.

함께 살고 있는 둘째 며느리 조명희(54)씨는 "항상 저를 딸 같이 대해 주시는 시아버님, 시어머님은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하신 것 같다. 자식이나 주위분들에게도 정말 잘 하신다. 존경 스럽다. 저도 시부모님처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인생을 보내야겠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21일 충북발전연구원에서 열리는 `제8회 부부의 날` 행사 때 장수부부 부문 대상에 뽑혀 충북도지사 상을 받는다. 육종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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