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류 속 지방 부패 쉬워 밀폐용기 담아 냉장보관 소포장제품 구입도 방법

블루베리의 파란색은 안토시아닌, 토마토의 빨간 색은 리코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천연 색소가 든 식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검정콩과 검은깨, 흑미 등 검은색을 띤 농산물도 '머리색을 검게 한다'는 효과에 대한 입소문으로 갖가지 상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그 중 직장인과 수험생 등 끼니를 거르기 쉬운 현대인을 대상으로 블랙 선식(禪食)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옛 불교 수도자가 참선할 때 위에 부담을 주지 않고 머리를 맑게 하려 먹던 건강식인 선식이 건강식품으로 각광받는 것. 그 중에도 주로 현미와 찹쌀, 보리, 검정콩, 검정깨, 들깨, 율무 등 7가지 곡식을 가공해 만든 블랙 선식은 노화를 방지하며 성인병을 예방하고 탈모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있다.

한국소비자원의 도움을 받아 인터넷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간편하게 판매되는 블랙 선식 16개 제품에 대한 위생상태 및 안전성 표시 여부 등을 알아본다.

◇원산지 미표기부터 중량부족까지=조사 대상 제품 16개 중 식중독균이나 합성착색료(인공색소)가 검출된 제품은 없었다. 하지만 알레르기 유발성분과 원산지 표시, 실중량 표시를 위반한 제품은 다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대두'는 반드시 제품성분에 표기해야 하지만 대두라는 용어를 생략하고 통상 쓰이는 원료명인 약콩과 검정콩, 검은콩, 서리태, 서목태 등으로 표시한 제품이 다수 있었다. 알레르기 유발성분을 원료로 사용하거나 같은 제조시설에서 생산한 제품은 불가피하게 혼입될 수 있다는 주의사항을 반드시 표시토록 규정돼있지만 이를 지킨 제품은 단 3개 뿐이었다. 이를 표시하지 않은 13개 업체는 청맥식품(블랙선식), 장명식품(백장생블랙푸드), 컬러푸드(블랙푸드선식), 한마음愛(블랙선식가루), 플러스라이프(블랙선식), 정우당(블랙가루), 창원상회(영양선식), 농부마을(흑선식), 보원식품(유기농블랙선식), 운산한방(블랙선식) 등이다. 이들 대부분은 표시 방법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다.

창원상회(영양선식)와 운산한방(블랙선식)은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았다. 운산한방의 블랙선식은 개별 소포장에 표시한 양 40g 보다 허용오차 부족분 9% 넘도록 부족했다.

대부분 선식은 식사대용이나 건강을 해치지 않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섭취하고 있지만 영양 성분을 표시한 제품은 1개에 불과했다.

◇블랙선식, 제대로 구입하려면=블랙 선식은 여러 가지 다양한 곡류를 혼합해 가공한 제품인 만큼 알레르기에 예민한 소비자는 원재료명을 꼼꼼히 확인하고 구입해야 한다. 또 가공형태의 특성상 원재료의 품질을 감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원재료를 사용할 수 있어 원재료의 원산지를 반드시 확인한다.

제조일이 오래된 제품의 경우 곡류의 지방에 의한 산패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제조일이나 유통 기한을 확인해야 한다. 장마철에는 수분을 흡착해 부패할 우려가 있어 밀폐된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한다.

장기간 보관 시에는 영양 성분에 의한 산패 및 세균 증식이 우려되므로 소포장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한국 소비자원 식품미생물팀 김규선씨는 "알레르기 유발성분 및 원산지, 실중량 위반 여부를 검사한 결과 위반 제품이 많아 관리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안전한 제품 구입을 위해 원산지 및 성분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오정연 기자 pen@daejonilbo.com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정연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