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동호회]갤러리아百 ‘타월산’

 타월산 회원들이 정기산행을 끝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타월산 제공
타월산 회원들이 정기산행을 끝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타월산 제공
'타월산'을 처음 들은 사람은 조금 특이한 산 이름쯤으로 느끼고 "그게 어디에 있는 산이죠?"라고 묻곤 한다. 귀에 쏙 들어오는 이름 '타월산'은 다름아닌 갤러리아 백화점 타임월드점의 직원 산악 동호회다.

산을 사랑해 만삭이 되도록 산행을 멈추지 않던 여직원부터 아웃도어 매장에서 근무하며 산 사랑에 빠진 남자직원까지 여럿이 합심해 만든 산악회는 백화점의 역사와 함께 이제는 박상석 회장을 필두로 170여명이 활동하는 어엿한 사내 최고 동호회로 자리잡았다.

타월산은 주말에 시간을 내기 어렵고 월요일에는 주말 간 판매를 정리해야 하는 등 백화점의 특성을 고려해 매월 셋째 주 화요일을 산행일로 정하고 있다. 꽃과 계곡, 단풍과 눈꽃 등 각 계절마다 테마에 맞는 테마산행을 기획하고 1년에 1회는 1박 2일 산행, 섬 산행, 야간 산행 등 다양한 산행으로 자연을 찾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타월산 회원끼리는 가족처럼 끈끈한 정을 자랑 한다. 마음이 잘 맞다 보니 초기 창단멤버 대부분이 여전히 열성회원으로 활동한다. 타월산의 매력 때문에 다른 매장이나 지점으로 자리를 옮겼다가도 결국 다시 돌아오는 회원도 있다. 몇몇 고객이 무리로 함께 산행에 동행하기도 한다.

연령대도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해 여러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며 산행의 기쁨을 나누는데 지금까지 산에 오르며 잡아주고 끌어주다가 사랑에 빠진 연인이 5쌍이나 된다.

타월산 창단 중심 회원 중에는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근무하는 문정인 대장이 베테랑으로 손꼽힌다. 등산학교를 졸업하고 암벽산행을 즐기는 문 대장은 히말라야 원정 경험까지 있는 타월산의 젊은 피다. 회원 10여명과 함께 지난 2007년 4000㎞나 되는 코타키나발루 등반을 주도하기도 했다. 유미애 부회장은 타월산을 만나고 본격적으로 산행에 빠져 든 케이스다. 산행하기 전 날에는 산행 때 먹을 도시락을 싸기 위해 장을 보는데 함께 나눠먹을 동료를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부터 지어진다는 유 부회장.

유 부회장은 "근무지가 주로 실내인 백화점이다 보니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물론 자연이 그리울 때가 많다"며 "산을 찾으면 사파리 안에 있다가 자연으로 해방되는 그런 기분"이라고 말했다.

유 부회장은 첫 산행 이후 복잡한 장비 걱정 때문에 산행을 망설이는 사람에게 가볍게 산행을 시작하라고 추천하고 다니는 산행 전도사가 다 됐다. 그 뿐 아니라 다른 회원도 산을 찾으며 느끼는 막연한 해방감, 자연과 벗하는 즐거움 뿐 아니라 심폐 기능이 강화되거나 시력이 향상되는 등 구체적인 좋은 점까지 알리며 산행을 권장한다.

타월산 회원들은 동호회를 만든 첫 해부터 매년 초입마다 계룡산 장군봉을 찾아 정성으로 시산제를 지낸다. 돼지머리를 싸들고 떡이며 음식을 정성껏 차려내고 한 해 동안 산행이 무탈하기를 기원하는 것인데 이날 만큼은 타월산 회원이 아닌 다른 직원도 자발적으로 참가하기도 하며 산행 안전 외에도 매장의 매출대박을 기원하기도 한다.

이렇게 시산제를 거르지 않은 덕분인지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안전사고도 없이 무사히 산행을 하고 있다. 심지어 회원들은 타월산의 산행날이 되면 한파가 몰아치던 강원도 겨울산의 정상도 날씨가 좋아 따듯해질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우수정 부회장은 "우리 타월산 회원은 산행을 할 때 마다 '함께해요 투게더'를 모토로 삼고 타인과 함께 한다는 마음을 갖는다"고 말했다.

오정연 기자 pen@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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