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동호회]충남도청 축우회

 충남도청 축우회 회원들은 태안군공무원과의 친선경기가 끝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충남도청 축우회 제공
충남도청 축우회 회원들은 태안군공무원과의 친선경기가 끝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충남도청 축우회 제공
충남도청 축구동호회 '축우회'의 역사는 깊다. 축우회는 민주화의 열정이 대한민국을 뒤덮던 1987년에 결성돼 24년의 전통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현재 회원이 60-70명으로 주말마다 지역 내 각종 유관기관 및 단체와 친선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매년 1회 실시되는 '중부권 광역자치단체(경기·강원·충남) 친선 축구대회'와 '대전지역 공공기관 축구대회', 그리고 도 15개 시군이 참여하는 '충남도지사기 축구대회'에 꾸준히 참여하며 많은 우승경력을 쌓아왔다.

하지만 모든 직장 내 동호회가 그렇듯 활동이 항상 활발하고 잘될 수만은 없다. 조금 침체될 때도 있고 그러다가 다시 어떤 계기를 통해 재활성화 되는 과정을 겪는 것이다. 아마도 지금 축우회는 짧은 침체기를 지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예전처럼 많은 회원들이 모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감독을 맡고 있는 일자리경제정책과 이영재씨도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거기에 동호회활동까지 꾸준히 하는 것이 웬만 한 열의 갖고는 되는 일이 아니다"며 "그래도 지금까지 선배들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받아 유지하고 있는 것 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말한다. 현재 동호회 사정이 이렇다 보니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도 생기곤 한다. 지난 11월 대전지역 공공기관 축구연합회장기배 축구대회에 참가했을 때였다. 축우회는 뛰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4강까지 올라갔지만 문제는 4강 전이었다. 분명 전력은 상대팀 보다 우위에 있었지만 그만 인원이 부족해 전반전을 9명으로 뛰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것이다. 후반전에 어렵게 두 회원을 불러 그제서야 11명으로 시합을 하긴 했지만 결과는 결국 전·후반을 1대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9대8로 패하고 말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친선경기를 하다가 한 사람이 부상을 당해 코피가 나더라도 교체할 선수가 없으니 잔디를 뜯어 지혈을 하면서 경기를 치르는 일들도 비일비재 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잠시 침체기를 보내던 축우회에 다시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그동안 오래도록 공석으로 남아있던 회장자리를 최근 보건환경연구원 인치경 연구부장이 취임을 해 새로운 동호회 활성화를 선언했고 내포신도시로의 도청이전이라는 호기도 만났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에 이전하는 내포신도시 신청사에는 축구장도 있고 기존에 대전지역 외에 거주하던 회원들이 거리가 멀어 참석하기 힘들었던 점도 극복할 수 있으니 축우회는 내년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우선 아침운동 계획을 세워 회원들이 좀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또한 기존회원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회원모집을 통해 좀 더 탄탄한 축우회를 만들기 위한 구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축구의 장점에 대해 이 감독은 역시 모든 단체운동과 마찬가지로 끈끈한 '유대감'이라고 주저 없이 말한다. 특히 공무원 사회처럼 서열이 엄격한 곳인 경우에는 축구경기를 통해 위계서열의 벽을 허물고 오직 동료이자 동지로서 서로를 대하기 때문에 경기를 통해 형성된 유대감이 일상적인 업무로까지 연장된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축구경기가 끝나고 함께 샤워를 한 뒤 저녁을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 일주일의 스트레스가 한 번에 날아가고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라며 "축우회의 공은 잠시 멈추는 일은 있어도 바람이 빠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내년에는 도청의 제1의 동호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옛 영광을 다시 재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신웅 기자 grandtrust@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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