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나이·취향에 맞는 추천 도서 리스트 만들어라

유아기 영어의 관심이 많아지면서 `영어 도서관`이 늘고 있다. 국·공립 도서관은 어린이 영어책 코너를 신설하고 소규모의 사설 도서관 등이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유아기 때에는 반복학습이 중요하기 때문에 영어책을 구입해도 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지적호기심과 배움의 욕구가 커져 사놓은 영어책을 읽히기에는 부족하다. 영어도서관은 아이가 좋아하는 영어책을 실컷 읽힐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연스런 영어환경을 만들어주면서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줄 수 있다. 다양한 독서 활동을 하면서 `자기주도적`인 영어 독서습관을 기를 수 있는 것도 특징. 영어학원에서는 책 읽기에 들어가면서 단어와 문법을 병행하지만 영어도서관에서는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 안에서 문장을 이해하고, 문장으로 단어를 익히기 때문에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영어교육 전문가들의 말이다.

어느 순간 늘어난 독서량을 충족시켜주는 영어도서관,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방문 전 정보 탐색은 기본

아이들과 도서관에 가는 날을 따로 정해 달력에 예쁜 스티커를 붙이거나 그림을 그려 놓는다. 도서관에 가는 일이 특별하고 재미있는 이벤트라는 느낌을 갖게 하기 때문에 호기심을 줄 수 있다. 산책하듯 가볍게 가는 것도 좋지만 어떤 책이 아이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지 사전 조사를 해 두면 영어도서관에서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

이우정 둔산 이챕터스영어도서관 원장은 "아이가 어떤 책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지는 영어교육 관련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면서 "아이의 연령대와 취향에 따른 추천 도서 리스트들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수첩을 하나 만들어 이 리스트를 옮겨 적고 영어도서관에서 상담하거나 그와 비슷한 책을 찾아서 읽으면 좋다"고 조언했다.

아이와 도서관에 가서 목록이 있는 책들을 찾아보는 것 자체가 하나의 공부가 되기 때문에 반드시 책을 읽어야 한다는 원칙은 정하지 않아도 된다.

◇도서관 에티켓을 알려준다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도서관은 아이에게 공공 예절을 알려주기 좋은 장소다.

어린이영어도서관의 경우 자유롭게 이야기도 나누고 도서관 안을 돌아다니는 것도 어느 정도 허용된다. 그렇더라도 책을 읽거나 고르는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어선 곤란하다. 책을 맘껏 볼 수 있지만, `네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알려주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는 책이라고 설명하면 아이 역시 도서관에 대해, 공공의 책을 어떻게 다뤄야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공공이 사용하는 책은 찢거나 접고, 더럽히는 등 함부로 다루거나 음식물을 가져가면 안된다고 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독서 레벨 테스트를 받는다

영어도서관을 처음 방문하면 아이의 영어 실력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레벨 테스트를 꼭 받아봐야 한다. 레벨 테스트는 아이의 영어 실력을 판단하는 것 뿐 아니라 어느 정도 영어에 흥미와 호기심을 갖고 있는지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레벨테스트를 받으면 해당 레벨을 분석해, 먼저 아이의 수준을 파악하고 실력에 맞는 책을 추천받을 수 있어 영어책 선택 고민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그래도 막연하다면 도서관 전문 사서의 직접 도움을 청하는 방법도 있다. 아이 나이와 취향, 엄마의 바람을 적절히 알리면 그에 알맞은 책을 추천해준다.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한다

도서관 방문 전 인터넷 홈페이지를 찾아 그날 도서관 일정을 확인해보면 도서관 나들이가 한층 즐거워질 수 있다. 영어도서관이라고 해서 영어책을 읽는 환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어동화책 읽기, 애니메이션 시청 등 여러 영어책과 관련한 행사를 매월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런 행사는 도서관마다 다르지만 대개 요일·월 단위로 영어 요리 프로그램, DIY(직접 만들어보기), 원어민 강사가 진행하는 `스토리 타임` 등의 크고 작은 행사가 많이 준비돼 있다. 대부분 인원 수 제한이 있으니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한 사전 예약은 필수이기 때문에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정기 영어 수업을 듣는다

대부분의 영어도서관에서는 퀄리티 높은 영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지자체가 운영하는 도서관의 경우 경제적 부담은 적지만 경쟁률이 치열한 편. 도서관마다 다르지만 분기별로 수업이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많다. 보통 개강 한 달 전인 2·5·8·11월에는 도서관 홈페이지에 수시로 들어가 모집 공고가 떴는지 살피고 재빨리 신청하는 것이 좋다.

대개 재학생 연장을 우선순위로 두고, 선착순 마감하기 때문에 신규 등록이 만만치 않다. 요즘은 아이에게 영어책을 읽히려는 엄마들을 대상으로 영어스토리텔링의 요령을 알려주는 `엄마 수업`이 늘어나는 추세.

매달 이용료를 지불하는 사설 도서관은 사서가 아이의 영어실력에 맞춰 커리큘럼도 짜주고, 책도 레벨에 맞게 직접 골라주는 등의 `맞춤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도서관 가방을 만들어준다

아이에게 `도서관 가방`을 만들어 주는 것은 사소하지만 중요한 교육이다. 자신이 선택한 책을 담는 `나만의 책가방`이기 때문에 무슨 책을 읽을것인지 책 가방에 선택해 넣는 것 역시 책을 고르고 평가하는 한 과정이 될 수 있다.

공공 도서관은 사진과 주민등록 등본만 내면 그 자리에서 아이 이름으로 된 대출증을 만들어 준다. 대출증을 이용해 책을 빌리는 과정에서 독서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다.

김효숙 기자 press1218@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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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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