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와인] 나라마다 와인의 세계가 다르다

부르고뉴 와인은 보르도 와인에 비해 개성적인 향기와 맛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좋은 비교의 대상이 된다. 대서양 바다에 인접한 보르도와 내륙에 위치한 부르고뉴는 기후, 토양 등 포도가 자라는 자연환경, 즉 떼루아가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포도품종이 완전히 다르다. 부르고뉴 지방은 아주 옛날에 바다였던 땅이 솟아올라 만들어진, 완만한 경사의 구릉지이다. 따라서 서로 다른 성격의 토양이 양파 껍질처럼 복잡하게 겹쳐져 있으며, 단 10m 정도 떨어져 있는 장소에서도 토양의 성질이 다르다. 이렇게 복잡하게 얽혀 있는 요소들이 상호작용에 의해 부르고뉴 와인의 다양성이 만들어진다.

실제로 부르고뉴 와인의 커다란 특징이 단일 품종으로 와인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포도가 자란 밭의 토양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르고뉴 와인을 잘 이해하려면, 발음이 어렵지만 포도밭들의 이름을 잘 익혀야 한다.

파리의 동남쪽 디종(Dijon)에서 시작하여 리용(Lyon) 방향으로 손강 계곡의 산비탈을 따라 길이 50㎢와 넓이 20㎞에 걸쳐 뻗어있는 꼬뜨 도르 지역이 부르고뉴 와인의 가장 중요한 생산지이다. 이 지역은 다시 꼬뜨 드 뉘이와 꼬뜨 드 본으로 나뉜다. 이름이 어렵지만,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이 생산되는 지역이므로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잘 기억해 두어야 한다.

보르도에 비해 부르고뉴의 포도 재배면적은 좁다. 그리고 보르도 산 와인은 2-3 종류의 포도를 섞어서 와인을 만들어 단순하지 않게 복합적이고 섬세해서 ‘여성적인 와인’이라면, 부르고뉴 지역에서는 단일 품종으로 만드는 관계로 단순하고 강건해서 ‘남성적인 와인’이라고 불린다. 부르고뉴를 영어로는 ‘버건디(Burgundy)’라고 한다. 영어권 사람들은 부르고뉴 발을을 잘 하지 못한다.따라서 자기들 방식대로 이름 바꾸어 부른다. 우리 나라 신문에서도 영어식의 버건디라는 말이 더 많이 사용된다.

보르도 레드와인이 블랜딩을 통해 복합적인 향과 맛으로 여성적이며 중년층에 인기가 있다면, 부르고뉴 레드와인은 피노 누아르의 단일 품종으로 양조하기 때문에 남성적이고 젊은 층이 더 좋아한다. 부르고뉴 와인 중에서 레드와인은 ‘피노 누아르’, 화이트와인으로는 ‘샤르도네’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품종이다.

보르도 와인과 또 하나의 다른 차이가 있다면, 보르도 와인의 경우 우리가 보통 산지라고 부르는 것은 포도원과 동일한 것으로 한 개인이나 기업의 소유인 반면, 부르고뉴 와인의 경우에는 산지가 여러 포도원의 집합체로서 보통 여러 소유주에 속해 있다. 부르고뉴의 포도원은 아주 작은 단위(Climat)로 쪼개져 있어 마치 체스 판을 연상케 한다. 조금 크다는 포도원은 소유주가 여러 명으로 되어 있다.

부르고뉴 와인은 보르도 와인과 비교할 때 색상이 좀 더 투명하다. 부르고뉴 레드와인은 연한 황록색으로 향이 좋고 드라이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는 와인의 병 모양과 색깔로 와인의 산지를 알 수 있다. 보르도 와인 병은 병목이 솟은 형태로 녹색이다. 부르고뉴 와인 병은 병목이 약간 처진 형태로 역시 거의 녹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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