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美 위스콘신대 경제학 3년)

많은 학생이 더 넓은 시야를 넓히기 위해 혹은 영어 등 외국어구사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유학’을 선택한다. 해외유학을 떠나기 전 체크해야 할 중요한 점은 ‘유학 정보’이다. 유학원 등 오프라인과 인터넷카페 등 온라인에서 자신에게 맞는 유학 정보를 확인해 활용하는 것은 유학 성공의 반을 가를 정도로 작용한다. 해외대학 수시와 정시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에듀캣은 해외대학 입시 정보를 생생히 얻을 수 있도록 해외대학에 다니는 선배들로부터 해외유학 A부터 Z까지 들어보는 시리즈를 마련한다.

장재영(23·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3)씨는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미국으로 건너간 ‘조기유학파’다. 초등학교 때부터 신문을 꼼꼼하게 봐오던 습관이 있었던 재영씨는 미국 월가(WallStreet·미국 뉴욕 맨해튼섬 남쪽 끝에 있는 구역으로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가)에서 일하는 것을 꿈꿨다. 재영씨는 어차피 나중에 유학을 갈거면 어릴 때 가는 것이 좋다고 판단, 미국 유학길에 오르기로 결정했다. 결정한 데에는 재영씨의 목표의식이 뚜렷한 것도 이유였지만 주변 환경의 영향 역시 컸다. 친척 대부분이 미국 등지로 유학을 가있었고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며 자랐기 때문. 재영씨가 주저 않고 조기유학을 결심하는 데 결정적 요인이었다. 그런 재영씨의 모습에 부모 역시 ‘그럼 한 번 해봐라’하며 결정에 동참했다.

조기 유학을 떠났지만 생각보다 장벽은 금세 찾아왔다. 미리 영어 공부를 하고 오긴 했지만 이국인에게 언어는 도무지 열지 못하는 철옹성 같았다. 재영씨는 “해외에서 그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했던 언어 장벽을 넘는 것은 쉽게 유학을 결정한 것을 후회하게 만들기까지 했다”고 했다.

하지만 재영씨는 특유의 적극성으로 하나씩 도전해갔다.

“어찌보면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여러 고민않고 했었던 게 많았던 것 같아요. 친구를 사귈 때도 그냥 무작정 들이밀며 거의 ‘너랑 친구하고 싶은데 나랑 친구하자’ 이런 식이었거든요. 무모하기도 하지만 타국에서 혈혈단신 생활하는 데 이정도의 배짱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한인유학생이 보딩스쿨(Boarding School·기숙학교)에 많이 진학하는 데에 반해 그는 데이스쿨(Day School·기숙사가 없는 보통 사립학교)을 택했다. 데이스쿨에는 한인이 많지 않아 오히려 적응이 빨랐다. 영어를 배우고 싶은 욕심도 많았던데다 여러모로 도와주던 친구들 덕도 많이 봤다.

그런 적극성은 목표를 이루는 발판을 삼는데도 도움이 됐다. 우스터고교(wooster high school) 3학년 때에는 직접 학교에 신청해 UBS은행 인턴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조기유학파인만큼 몸소 경험한 장단점을 조언했다.

“조기유학의 장점은 영어를 그만큼 빨리 배울 수 있다는 거죠. 실제로 대학에 진학하고 느낀 건데 대학가서 공부하는 것은 단지 작문실력이 아니라는 겁니다. 대학공부는 문화까지 이해해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말의 뉘앙스까지 다 알아낼 수 있어야 해요. 조기유학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학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죠.” 단점으로는 주어진 시간을 자칫 잘못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영씨가 미국 중학교에 입학한 후 10년 가까이 취미이자 특기로 내세우는 게 있다. 바로 ‘체스(chess)’. 체스를 배우게 된 건 주변의 조언 때문이었다.

“주위 분들이 미국에서는 공부 이외에 한 가지를 계속 쌓아가야 하는 게 좋다고 말하더라고요. 다시말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을 하나라도 해놓으라는 것인데, 그게 운동이든 음악이든 게임이든, 아무거나 상관없고 다만 일관성이라는 게 중요하다는것이죠.”

재영씨 역시 체스를 하면서 체스동아리에 가입하고 회장을 맡으며 주립대회에서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체스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잘한다’가 아닌 ‘꾸준히 해왔다’였다.

한 가지를 잘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열정, 그로 인한 여러 과정과 결과이기 때문. 위스콘신대학에 지원하면서도 그는 ‘체스’로 자신을 설명했다.

“체스를 하면서 동아리에 가입하고 대회 수상한 경력을 늘어놓기 보다 ‘난 이것을 오래하면서 이런 과정을 거쳤고 끝까지 해내는 성격이다’라는 것을 보여줬어요. 시작은 취미지만 제 특유의 장점이자 승부수가 되는거죠.”

이런 근성은 재영씨가 조기유학에서 대입까지 당찬 성공으로 이끄는 자존감이 됐다. 대학 활동은 어떨까. 궁금해서 물었더니 대답은 의외로 절레절레였다.

그는 “낭만적인 대학생활을 꿈꾸는 것은 한국이나 여기나 마찬가지인데, 과제가 워낙 빡빡해서 좀처럼 낭만을 체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인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더불어 사진동아리와 경제동아리 등 2개 정도의 동아리활동은 꾸준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영씨는 해외유학을 떠나기 전에는 충분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내게 맞는 정보를 얻는 게 유학의 첫걸음이에요. 정보는 알아야할 점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목표를 어떻게 세우고 세부사항을 그려나갈 것인가를 뜻하는거예요. 가장 좋은 것은 유학하고 있는 선배 혹은 유학 후기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실패하지 않는 유학생활에 대한 것도 덧붙였다.

“유학은 주변에 누가 있고 없고를 떠나 자기 자신이 짊어지고 헤쳐나가야 하는 길이에요. 능동적이고 긍정적이지 않으면 힘든 길일 수 있다는거죠. 저 역시 어려움이 많았지만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 하나로 버텨왔고, 그런 자존감은 유학생활에서 가져야 할 1단계입니다.”

강은선 기자 groove@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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